[e갤러리] 어둠의 깊이 재려는 빛…노은희 '빛 담다-푸른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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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인가.
어둠을 위해 되레 빛을 심는 거다.
"어둠이 짙을수록 작은 빛이 지닌 의미가 크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빛 담다-푸른 빛'(Light Fill-Blue·2022)은 어둠과 밝음을 한가닥 빛으로 가름해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 작품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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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재료·기법으로 사물에 미감 입혀내
어둠 표현하려 한지에 세필 무수히 긋고
먹 깊이에 금박·은박·자개로 '빛' 만들어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여명인가. 검은 바탕에 푸름이 번져나오는 시간. 다만 하늘 자리와 땅의 위치가 뒤바뀌었을 뿐, 고즈넉한 시공간은 그대로 가져왔다. 그 속에 들인 하얀 달항아리는 마치 하늘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달의 형체 그대로다. 대나무 한 가닥 꼿꼿하게 세운 채 말이다. ·
작가 노은희(41)는 전통 재료와 기법으로 고전적 사물에 세련된 미감을 입히는 작업을 해왔다. 그저 긋고 칠해 그럴듯한 형상을 만드는 일만이 아니다. 가령 칠흑 같은 어둠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한지에 한줄 한줄 세필을 그어내 묵직한 먹의 깊이를 들인다. 하지만 어둠에도 한계가 있는 법. 바로 여기에 작가만의 방식이 있다. ‘빛’이다. 어둠을 위해 되레 빛을 심는 거다. “어둠이 짙을수록 작은 빛이 지닌 의미가 크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빛 담다-푸른 빛’(Light Fill-Blue·2022)은 어둠과 밝음을 한가닥 빛으로 가름해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 작품들 중 하나다. 선을 쌓고 먹색을 쌓은 바탕에 채색은 물론 호분이나 금박·은박을 동원하고, 자개를 잘게 부숴 붙이기도 한다. 그렇게 만든 빛을 두고 작가는 ‘사는 일의 희망’이라고 말한다. “그저 작은 빛, 사람을 살아내게 만드는 그런 빛을 표현하고 싶다”고 했더랬다.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5나길 이음더플레이스서 여는 8인 기획전 ‘일인칭 단수: 8개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한지에 먹·자개·채색. 40×40㎝. 이음더플레이스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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