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쓰리 가드 활용한 삼성, 조연 역할 완벽히 해낸 김시래
서울 삼성은 지난 1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전주 KCC를 87-72로 꺾었다. 6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9승 13패로 KCC와 공동 7위를 기록했다. 6위 대구 한국가스공사(10승 11패)와는 1.5게임 차.
서울 삼성과 창원 LG는 2020~2021시즌 중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의 핵심은 김시래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삼성이 그토록 숙원했던 ‘확실한 포인트가드 충원’. 그게 김시래를 영입한 이유였다.
그러나 삼성은 김시래를 영입한 이유를 확인하지 못했다. 2020~2021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그러나 김시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려웠다. 누구보다 가장 외로웠던 건 김시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2022시즌이 끝난 후, 삼성이 전력 보강을 실시했다. FA(자유계약)였던 이정현(189cm, G)을 잡았기 때문. 이정현은 볼 핸들러와 득점원을 동시에 맡을 수 있는 인물. 김시래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새롭게 부임한 은희석 삼성 감독도 선수단을 하나로 묶었다. ‘끈끈한 수비’라는 컬러를 심어줬다. 그러면서 삼성은 시즌 첫 7경기에서 4승 3패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김시래가 지난 11월 4일 고양 캐롯전 이후 한동안 나서지 못했다. 발목 부상 때문이다. 부상 후 22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복귀전에서 창원 LG를 상대로 22분 38초 동안 10점 3어시스트 2스틸에 1개의 리바운드와 1개의 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삼성 또한 상승세였던 LG를 잡았다.
하지만 삼성은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주축 자원의 부상 이탈이 크다. 김시래의 출전 시간이 길어졌고, 김시래가 공격에만 집중할 수도 없다.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가야 한다. KCC전도 마찬가지.
김시래는 이호현(182cm, G)-이정현과 함께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3명 모두 볼을 다룰 수 있는 자원이자, 속공을 전개할 수 있는 선수. 삼성의 스타팅 라인업을 본 전창진 KCC 감독도 “삼성이 달리는 농구를 할 거다. 그리고 삼성 앞선의 2대2를 조심해야 한다”며 김시래를 포함한 삼성 가드진을 경계했다.
김시래는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아도 됐다. KCC 앞선의 수비 시선이 이정현과 이호현에게도 향했기에, 김시래는 볼을 쥔 지역에서 2대2나 점퍼만 해도 충분했다. 그래서 1쿼터에만 6점(2점 : 3/3) 2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삼성 또한 1쿼터를 더블 스코어(30-15)로 마쳤다.
이호현과 이정현이 휴식을 취했지만, 김시래는 혼자서도 팀을 잘 조율했다. KCC의 수비 로테이션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KCC의 수비 밸런스를 쉴 새 없이 흔들었다. 빠르고 긴 패스로 이매뉴얼 테리(206cm, C)의 덩크를 만들기도 했다.
김시래가 이호현과 이정현의 휴식 시간을 완벽히 보장했다. 마음 편히 쉰 이호현과 이정현은 김시래 대신 공격 활로를 뚫었다. 하지만 1쿼터만큼 화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시래라는 볼 핸들러가 2쿼터 마지막까지 쉬었기 때문.
김시래는 3쿼터에 이호현-이정현과 다시 합을 맞췄다. 그러나 1쿼터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3명의 볼 핸들러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삼성 또한 달아날 힘을 잃었다. 3쿼터 종료 4분 43초 전 57-52로 쫓겼다. 은희석 삼성 감독은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으로 위기를 타파하려고 했다.
휴식을 취하던 김시래는 3쿼터 종료 2분 31초 전 코트로 다시 나갔다. 테리의 핸드 오프를 적극 활용했다. 테리의 몸 바로 옆에서 볼을 받으려고 했고, 그런 동작으로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자유투 2개 모두 성공. 삼성은 65-59로 3쿼터를 마쳤다.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김시래는 4쿼터에 송동훈(174cm, G)과 매치업됐다. 송동훈의 악착같은 움직임을 따돌리지 못했다. 4쿼터 시작 후 3분 넘게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은희석 삼성 감독도 김시래한테 휴식을 줬다.
김시래는 오랜 시간 벤치를 지켰다. 그러나 3쿼터까지 긴 시간을 쉬었던 이정현이 위력을 발휘했다. 4쿼터 시작 후 8분 동안 8점(2점 : 2/2, 3점 : 1/1, 자유투 : 1/1)을 퍼부었다. 삼성 또한 77-72로 주도권을 유지했다.
삼성은 마지막 2분 12초 동안 10-0으로 KCC를 압도했다. 이정현의 화력이 빛을 발했다. 마지막 10점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생각해야 할 게 있다. 김시래가 이정현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점이다.
은희석 삼성 감독도 “3명의 가드를 쓴 건, 각자의 체력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각자가 자기 몫을 잘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김시래의 조력을 핵심 승인으로 생각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삼성이 앞)
- 2점슛 성공률 : 약 66%(27/41)-약 49%(19/39)
- 3점슛 성공률 : 약 44%(8/18)-약 27%(6/22)
- 자유투 성공률 : 75%(9/12)-80%(16/20)
- 리바운드 : 36(공격 7)-23(공격 7)
- 어시스트 : 18-12
- 턴오버 : 10-6
- 스틸 : 3-7
- 블록슛 : 4-1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서울 삼성
- 이정현 : 27분 21초, 30점(4Q : 18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 이매뉴얼 테리 : 38분 12초, 16점 11리바운드(공격 1) 3블록슛 2어시스트
- 이호현 : 33분 36초, 14점(3점 : 2/2) 6어시스트 5리바운드 1스틸
- 조우성 : 25분 10초, 10점(2점 : 5/7) 10리바운드(공격 4) 3블록슛 2어시스트
- 김시래 : 23분 36초, 10점(2점 : 3/3) 4어시스트 1리바운드
2. 전주 KCC
- 허웅 : 29분 41초, 27점(3점 : 4/8) 4어시스트 3리바운드 1스틸
- 론데 홀리스 제퍼슨 : 14분 55초, 15점 1스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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