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 ‘뮤지엄한미’로 재탄생
김태언 기자 2022. 12. 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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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동 거리를 죽 따라 올라가다보면 서서히 눈에 들어서는 건물이 있다.
뮤지엄한미는 한국 최초의 사진전문 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곳이다.
본래 서울 송파구에 위치했던 한미사진미술관은 사진 관련 도서관으로 활용하고, 전시는 접근성 등을 고려해 뮤지엄한미 삼청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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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동 거리를 죽 따라 올라가다보면 서서히 눈에 들어서는 건물이 있다. 2000㎡ 크기에 달하는 이곳은 ‘뮤지엄한미’. 건물 한가운데에는 ‘물의 정원’이란 이름의 인공 연못이 있고, 이를 가운데로 3개 동이 교차한다.
뮤지엄한미는 한국 최초의 사진전문 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곳이다. 국내 건축계의 거장 김수근(1931~1986)의 제자인 민헌식 건축가가 설계를 담당했다. 본래 서울 송파구에 위치했던 한미사진미술관은 사진 관련 도서관으로 활용하고, 전시는 접근성 등을 고려해 뮤지엄한미 삼청에서 진행한다.
가장 달라진 것은 수장고다. 수장고 크기만 317.4㎡로, 이곳에는 약 2만 여점의 소장품이 보존된다. 최봉림 부관장은 “이전에는 전문적인 항온·항습이 갖춰지지 않은 창고에 보관됐다. 뮤지엄한미를 개관하며 5도에 달하는 국내 최저온 수준의 냉장 수장고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미술관에 따르면 이 같은 항온, 항습 시스템은 소장품 수명 500년을 보장한다고 한다.
개관을 맞이해 미술관은 이달 21일부터 내년 4월 16일까지 한국사진사의 주요 연보를 재구성한 전시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를 연다. 1929년은 한국인 최초로 연 개인 사진 전람회인 정해창의 ‘예술사진 개인전람회’가 열렸던 때다. 1982년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임응식 회고전’이 진행된 해로, 사진이 순수미술의 한 분야로 미술계에서 인정받았다는 의의가 있다.
전시에는 주명덕, 현일영, 이해선, 임응식 등 내로라하는 한국 사진가 42명의 빈티지 프린트, 디지털 프린트 작품 207점이 전시됐다. 저온 수장고에 보관된 작품중 일부는 ‘보이는 수장고’ 형식으로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주목할만한 건 국내 최초로 사진을 도입한 황철 작가의 ‘원각사지 10층 석탑’ 원본(1880년대)이 처음으로 선보여진다는 점이다. 또한 고종의 초상(1884년경)과 흥선대원군의 초상(1890년대) 원본도 10년 만에 전시된다.
미술관 측은 “한국사진사를 정립하는 것이 사진전문미술관으로 우선적 책무라고 생각해 이렇게 개관전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는 국내외 사진은 물론 미디어아트까지 확대해 동시대미술을 아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관전이 끝나는 내년 5월에는 올 9월 작고한 미국 태생의 프랑스 사진작가 윌리엄 클라인의 개인전이 예정돼있다. 그는 흔들리는 초점 등 정통 사진 기법을 거부하는 등 영상사진의 길을 개척한 인물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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