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출마하려나’···나경원에 관심 쏠리는 친윤계

조미덥·유설희·문광호 기자 2022. 12. 1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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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인기위기 대응을 위한 공동 실천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당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나 부위원장이 나서느냐가 친윤석열계 당권주자 판도를 크게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부위원장의 의지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다른 친윤계 주자들의 지지율 추이가 나 부위원장 출마 결정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경남 당원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며 “꽁꽁 얼어붙은 날씨 속에서 오히려 당원의 여망은 더 뜨거워진다. 윤 정부 성공을 염원하는 당심을 한움큼이라도 더 담아 오겠다”고 전했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3일 경북 고령·성주·칠곡 당원연수, 7일 대구 청년 4.0 포럼 참석에 이어 경남을 찾으면서 전당대회 출마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의 임기가 끝나기 전인 내년 3월 초에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열려 하고 있다. 친윤계에서는 김기현 의원이 출마선언 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권성동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고 출마 선언 시점을 재고 있다. 당에선 당원투표(당심) 70%와 여론조사(민심) 30%인 경선 룰을 당심 100%로 변경하는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당심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친윤계 주자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 친윤계의 관심은 나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쏠린다. 나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전직 4선 의원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1위를 기록한 여론조사도 상당수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이준석 전 대표에게 여론조사 합산 득표에서 져 2위에 머물렀지만, 당원투표에선 이 전 대표를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 나 부위원장이 출마하면 다른 친윤계 후보에게 갈 표가 나 부위원장에게 상당히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과 권 의원은 나 부위원장 출마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나 부위원장 입장에선 다른 친윤계 주자들의 지지율이 높지 않다면 비윤석열계인 유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자신이 나서야 한다고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나 부위원장은 지난 16일 TV조선에 출연해 “최근에 나오는 여론조사 (중) 딱 하나 빼놓고는 지금 룰로 해도 (국민의힘 지지층 중) 1등은 저”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그런데 당권주자 중 한 분은 왜 본인을 배제하고자 전대 룰을 바꾼다고 주장하시는지 근거가 없다”고 유 전 의원을 공격했다.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를 맡고 있다는 점은 출마에 부담이다. 지난 10월 임명되고 몇 개월 안 돼 당대표 후보로 나서면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여권에선 나 부위원장의 의지와 윤심이 출마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앞선 TV조선 인터뷰에서 “아직 마음을 못 정했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비상근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출마) 요구도 하시는데,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부위원장과 당대표 겸직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이 일이 다 부처 조율이다. 그래서 힘이 있어야 일을 더 잘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들도 한다”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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