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카메라·전지 등 부품, 우크라 폭격 드론에 사용”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폭격에 활용한 드론(무인기)에 일본산 가전제품 부품이 사용됐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아사히가 우크라이나군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보면, 공격형 드론 ‘모하제르-6’과 자폭형 드론 ‘샤헤드-131’, ‘샤헤드-136’에 일본 기업이 생산한 카메라, 집적회로, 리튬이온건전지 등이 탑재됐다. 모하제르-6에는 카메라, 서보모터, 집적회로, 리튬이온전지 등이, 샤헤드-136에는 일본산 리튬이온전지와 노이즈 필터가 사용됐다.
아사히는 “전체 부품 중 미국산이 65%이고, 일본산은 11%였다”며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86%에 달했다”고 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이란제 드론의 서방·일본 업체 부품 비율이 75%라고 보도했던 것보다 다소 높다. 또한 WSJ은 모하제르-6 부품 중 일본산이 3분의 1이라고 했는데, 아사히는 10분의 1 정도라고 전했다. 아사히가 드론에 다량으로 실린 전지를 부품 1개로 계산해 차이가 발생했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드론이 이란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때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이란제 드론에서 나온 부품을 만든 일본 업체는 7곳”이라며 “모든 기업이 이란에 직접 수출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수출 제품이 군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고 있지만, 가전 같은 일상용품에 쓰이는 부품의 수출까지는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노이즈 필터를 예로 들면 컴퓨터나 게임기 같은 일상용품에 흔히 들어간다.
이란 제재로 인해 일본 민간 기업이 이란과 거래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아사히는 이러한 부품이 제3국을 거쳐 이란으로 들어가 드론으로 제조된 뒤 러시아로 넘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일단 아랍에미리트 연방(UAE)의 두바이에 수출하고, 두바이에서 이란으로 수출하는 식이다. 테헤란에 주재하는 한 외교 관계자는 “이란이 다양한 밀수 루트를 확보해 물품을 입수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란이 지속적으로 드론을 개발하는 걸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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