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이태원 참사 49재에 '함박웃음·떡돌리기' 논란

49재 행사 불참, 소상공인 행사서 술잔 사며 농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를 찾아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49재를 맞이한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 행사에 참석해 술잔을 사며 농담을 해 도마에 올랐다.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떡을 돌린 일도 논란을 낳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서울 안국역 인근 열린송현광장에서 열린 중소·소상공인 판촉행사 '윈-윈터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방짜유기 술잔을 사면서 밝게 웃으며 "술 좋아한다고 술잔 샀다고 그러겠네"라며 농담을 건넸다.

이날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는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시민추모제가 열렸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측 인사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은 참석했다.

[더팩트ㅣ이선화 기자]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참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49일 시민추모제를 찾은 시민들이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야권은 일제히 질타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10.29 참사 49재가 진행되는 이태원 거리는 눈물로 뒤덮였다. 하지만 유가족과 시민들의 절절한 절규를 들어야 할 정부와 여당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도리어 대통령 내외는 인근 종로의 페스티벌에 참석해서 술잔을 구매하고 있었다. 시종일관 밝은 모습이었다"고 꼬집었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참 비정한 대통령"이라며 "서울 한복판에서 희생당한 158명의 국민을 생각하고, 유가족의 비통한 마음을 헤아린다면 웃고 농담을 건넬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49재 하루 전에 열린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언급 한마디 없었다"며 "10.29 이태원 참사는 외면한다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다. 158명의 희생 앞에 망각을 강요하는 잔인한 정부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SNS에 "'158', 그저 숫자가 아니다. 158명의 생명이 가족 곁을 떠난 지 49일이 되었다. 참사 날 희생자들에게, 그리고 지금 유가족에게 '국가가'가 존재하나"라며 "윤 대통령은 오늘 같은 날, 다른 축제 현장에서 이렇게 활짝 웃어야만 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진 다른 글에서 "49재에 다른 축제 현장에서 활짝 웃으며 술을 사야 했나"라고 거듭 비판했다.

정의당도 비판에 나섰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추모식에서) 희생자들의 부모와 가족, 친구와 애인은 슬픔으로 몸을 가누지 못했고 때론 오열했다. 같은 시각 윤 대통령은 (페스티벌에 참석해) 농담도 했다"며 "할 말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한남동 관저 이사 전 거주하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에게 떡을 돌렸다는 인증 사진이 올라왔다./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윤 대통령 부부가 한남동 관저로 이사하기 전 거주한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떡을 돌린 일도 입방아에 올랐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크로비스타 생활지원센터에서 보낸 "대통령 하사품 선물 떡을 각동 1층 안내데스크에서 배포하오니 입주민께서는 수령하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와 함께 대통령실 로고가 찍힌 떡 상자 사진이 올라왔다.

생활지원센터 측은 재차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크로비스타 생활지원센터에서 다시 알려드린다. 우리 입주민이셨던 윤석열 대통령께서 그동안 함께한 이웃 주민들을 위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떡을 전해왔다. 내일(토) 배포할 예정이었으나 우리 지원센터가 휴무인 관계로 부득이 금일 배포하오니 각동 1층 안내데스크에 오셔서 수령해 가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전했다.

이경 민주당 부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49재에 아크로비스타에 떡을 돌려야만 했나"고 꼬집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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