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차전지 웃고 반도체·인터넷주 울고…대표 성장주 네이버도 '고전'
시가총액 1위 자리는 삼성전자가 지켰지만, 2위 자리는 변경됐다.
올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약진과 함께 SK하이닉스로부터 2위 자리를 빼앗았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유가증권시장 내 시총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던 SK하이닉스는 두 계단 하락하는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에서 부진했던 종목들 가운데 반도체주 실적은 내년에도 상황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 등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성장주들도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내년에는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관련주는 대체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27일 상장 직후 시총 2위 자리에 올라선 이후부터 줄곧 자리를 지켰다. 상장 첫날 시총 규모는 118조1700억원이었지만,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수요 부진 등 영향으로 113조6070억원으로 줄었다.
2차전지주로 분류되는 삼성SDI는 지난해 말 6위에서 5위로,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은 8위에서 6위로 1∼2계단씩 올랐다. 시총 역시 각각 8252억원(삼성SDI), 2조1178억원(LG화학) 늘었다.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았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통주 기준 올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그러나 시가총액 규모는 지난해 말 467조4340억원에서 이달 16일 기준 355조2021억원으로 급감했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1.21%에서 19.04%로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이 시가총액 2위로 성장한 뒤부터 3위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3월 17~18일 이틀 간 2위로 올라선 적도 있었지만 10월 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밀려 4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이후에는 다시 3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점차 4위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같은 반도체 업황 부진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8.64% 줄어든 47조1714억원으로 조사됐다. 내년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올해 동기보다 각각 51.71% 줄어든 6조8197억원, 53.6% 감소한 6조5411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4위권으로 밀리며 뚜렷한 주가 하락세를 보이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대비 33.24% 감소한 8조2850억원으로 제시됐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전체 사업의 95%에 달해 타격이 더욱 컸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약 66% 정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설비투자(CAPEX)는 올해 대비 27% 감소할 것"이라면서 "다만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가 실행된다면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성장주들의 순위 하락세는 뚜렷했다. 연일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장주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미래 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는 특성을 지닌다. 금리 인상기에는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가에 더 큰 타격을 받는 편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코스피 시총 3위를 기록했던 대표적 성장주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7위까지 순위가 하락한 바 있다.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가 끝나던 9월엔 8위로 하락했다 포쉬마크 인수가 있었던 10월에는 10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다만 성장주들의 내년 전망은 어둡지 않다.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연결 기준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는 전년 대비 0.37% 감소한 1조3206억원이나,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13.45%(3424억원), 7.2%(3604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카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3.71% 증가한 6170억원이고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0.08%(1747억원), 12.98%(1932억원) 성장할 것으로 평가됐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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