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죽음과 김현 승계 실패 ‘재벌집 막내‘ 13회 시청률 22.5%

임병선 2022. 12. 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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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성민이 열연을 펼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시청률 22%를 돌파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고쳐 썼다.

1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 방송된 이 드라마의 13회 시청률은 22.5%(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다.

이성민은 드라마 초중반 그룹을 지배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낸 데 이어 지난 11일 방영된 11회부터 머릿속 종양 때문에 생기는 이상증세 섬망을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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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재벌집 막내아들’ 화면 캡처

배우 이성민이 열연을 펼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시청률 22%를 돌파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고쳐 썼다.

1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 방송된 이 드라마의 13회 시청률은 22.5%(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다. 전날 방영분에서는 순양그룹 회장 진양철(이성민)이 세상을 떠나며 또 다른 파란을 예고했다. 공개된 유언장에는 진도준(송중기)의 유산이 0원으로 적혀 있어 충격을 줬다. 진도준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진양철의 아내 이필옥(김현)이 차명지분 17%로 순양그룹 승계 그림을 그리려 했지만, 이필옥이 진양철과 자신을 한꺼번에 죽이려 꾸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진도준에게 발목이 잡혔다.

진도준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용해 순양자동차의 신차 아폴로의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눈길을 샀다.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던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플롯의 드라마는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닷컴 버블, 미국 9·11 테러, 2002 월드컵 등 198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국내외 굵직한 사건·사고들을 기회로 활용해 투자에 성공하고 순양그룹을 차지하려는 진도준의 이야기가 묘한 쾌감을 안기고 있다.

물론 돈욕심 뿐이고 자녀들에게도 인정머리 없는 재벌 회장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한 이성민의 열연이 돋보인다. 이성민은 드라마 초중반 그룹을 지배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낸 데 이어 지난 11일 방영된 11회부터 머릿속 종양 때문에 생기는 이상증세 섬망을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섬망으로 진도준을 알아보지 못하며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두려워하는 표정이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역정을 내다가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보고, 기력 없이 휠체어에 앉은 채 초점 없는 표정으로 침을 흘리는 연기에 “이 드라마의 8할은 이성민이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다”는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한편 이 드라마가 화제를 모은 것에는 재벌 일가의 전횡에 희생된 진도준이 제2의 인생을 통해 복수하는 설정에 짜릿함을 느끼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등장 인물들과 기업들이 실제 인물과 기업들을 떠올리게 하면서 화제를 증폭시키고 있다. 진양철은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을, 극 중 순양그룹과 대영그룹, 아진자동차, 순양백화점 등은 삼성, 현대, 기아, 신세계백화점 등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닷컴 버블, 펀드 열풍 등 굵직굵직한 경제적 사건들을 자연스럽게 드라마의 변곡점으로 활용하는 점도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순양그룹이 반도체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는 등 여러 면에서 삼성과 닮아있다. 진양철이 정미소로 첫 사업을 시작해 순양을 키웠다는 스토리는 이병철 회장이 마산 협동정미소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와 맞아떨어지고, 순양자동차에 애정을 쏟는 모습은 삼성이 외환위기 이후 프랑스 르노그룹에 매각한 삼성자동차를 연상케 한다.

진양철이 초밥에 든 밥알 개수를 주방장에게 묻는 에피소드 역시 이병철 회장이 신라호텔 주방장에게 건넸던 일화로 유명하다. 진양철의 머리 스타일, 안경테 등 외관이나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는 점도 닮았다. 대영은 삼성과 경쟁 관계에 있던 현대를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순양과 대영은 아진자동차 인수전에도 뛰어드는데 기아차 인수전에 뛰어든 삼성과 현대의 모습이 겹쳐진다.

원작 웹소설을 집필한 산경 작가도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 현대 등을 모델로 삼은 것은 맞지만 드라마에는 허구도 많이 섞여 있다고 선을 그었다.

진양철의 고명딸 진화영(김신록)이 운영하는 순영백화점은 이병철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겹치며 신세계백화점을, 부도를 맞은 한도제철은 IMF 외환위기의 시작이 된 한보철강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로 역사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 종목도 등장한다. 극 중 주식 폭락으로 진화영을 몰락시킨 뉴데이터테크놀로지는 실제 코스피 종목인 새롬기술 이야기로 추정된다.

세계경제를 휘청이게 한 미국 9·11 테러에 모두가 폭락 장을 예상할 때 ‘바이 미라클 펀드’를 출시해 투자의 큰 흐름을 바꾸며 순양증권을 손에 넣는 줄거리도 외환위기 때 현대증권이 출시한 ‘바이 코리아 펀드’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금토일이란 주 3회 편성으로 시청자들이 끊임없이 이 드라마의 화제성을 만들어내고 이를 증폭시킬 수 있게 한 파격 편성도 빼놓을 수 없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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