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도 ‘눈’…빙판 사고에 하늘·바닷길 ‘차질’

대설특보 내려 한라산에 31.6㎝ 쌓여
강한 바람 더해져 95편 항공기 결항
한라산 탐방 통제 “19일 오전까지 눈”

18일 오전 제주시 동부 지역의 한 귤밭에 눈이 쌓여있다. 박미라 기자

전국적으로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18일 제주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속출하고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6시 기준 제주 산지에 대설경보가, 이를 제외한 제주 전역에 대설주의보를 발효 중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적설량은 산지인 한라산 삼각봉 31.4㎝, 사제비 30.9㎝이다. 또 북부인 대흘에 0.4㎝, 남부인 서귀포에 6.6㎝, 동부인 성산에 2.4㎝, 서부인 한림에 2.5㎝의 눈이 쌓였다.

눈으로 인해 한라산 탐방은 전면 통제 중이다. 또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 도로인 1100도로 어승생삼거리∼구 탐라대학교사거리 구간, 서성로 전 구간은 대형과 소형 차량 모두 운행이 통제됐다. 또 산간 도로 대부분 소형의 경우 체인을 부착해야 운행할 수 있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국내선 도착 50편, 국내선 출발 50편 등 100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제주공항에는 강풍특보가 내려졌고, 다른 공항의 기상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지연과 결항이 이어지고 있다.

해상에 풍랑경보가 발효되면서 제주항과 다른 지역을 오가는 모든 여객선이 결항됐다.

강풍과 눈으로 인한 각종 사고도 잇따랐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강한 바람과 눈으로 인해 전날인 17일 오후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3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오전 5시49분쯤 제주시이도이동에서 보행자가 길을 걷다가 미끄러지면서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빙판길에 넘어지는 사고가 속출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5시37분 서귀포시 도순동에서는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강한 바람으로 공사장 자재나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도 여럿 발생했다.

제주도는 대설·강풍특보에 따라 지난 17일 정오부터 비상 1단계 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찬 대기와 따뜻한 해수면의 온도 차이에 의해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으로 제주에는 19일 오전까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적설량은 이날부터 19일 오전까지 해발고도 600m 이상인 산지에 10~20㎝, 중산간(해발 200~600m)에 7~10㎝, 해안에는 5~10㎝ 등이다.

기상청은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3∼5cm의 강한 눈이 내리면서 30cm 이상의 많은 눈이 쌓일 수 있으나 지역별, 고도별로 적설량이 차이가 큰 만큼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야 한다”며 “북서쪽에 찬공기가 유입되고 바람도 매우 강하게 불어 19일 아침까지는 영하에 가까운 매서운 추위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