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뷰]美 '우주군' 키우는 이유는… 육해공 넘어 모든 전장서 주도권 확보

허고운 기자 2022. 12. 18.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9년 창설… '본토 밖'은 인태사·중부사 이어 주한미군 설치
핵·미사일 등 감시·대응에 동맹국 전력 더한 '통합억제' 강화

[편집자주] 기자(記者)는 말 그대로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기자란 업의 본질은 ‘대신 질문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뉴스1뷰’는 이슈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이 더 이상 남지 않도록 심층취재한 기사입니다. 기록을 넘어 진실을 볼 수 있는 시각(view)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서 우주군 창설식이 열렸다. 2022.12.1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미국 정부이 우주작전을 담당하는 '우주군'을 빠른 속도로 키우고 있다.

우주군의 임무수행 목표엔 우주공간 내 군사적 위협에 대응한다는 것도 있지만, 정찰위성을 이용한 적성국 감시 등을 통해 육·해·공을 포함한 영역에서 미군의 군사작전 성공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주한미군도 지난 14일 경기도 평택 소재 오산 공군기지에서 우주군 부대 창설식을 개최했다. 주한 미 우주군은 미군 인도·태평양 우주군사령부 예하 부대로서 미 우주군의 야전 구성군사령부 기능을 한다.

미 우주군은 육·해·공군과 해병대·해안경비대에 이은 미군의 6번째 군 조직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2019년 12월 우주군을 공식 창설했다. 당시엔 공군과의 업무 중복, 천문학적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 쌓기' 목적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지만, 작년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 존속을 결정하면서 조직은 더 확대되고 있다.

미 정부는 앞서 우주군을 창설하면서 "미국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우주영역에서 언제나 주도권을 차지해왔다"며 "향후에도 중국·러시아 등이 앞서 나가게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각국과 우주영역에서 연구 경쟁을 벌여왔으나, 미국이 관련 '군'(軍)까지 만든 데는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우주영역 내 안보위협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러나 영화 '스타워즈'와 같은 우주전쟁이 현실화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우주군은 '지구상'의 작전 수행에서 좀 더 많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주한 미 우주군 부대 마크. 2022.12.1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현재 우주군의 주요 임무엔 정찰위성 등 각종 탐지자산을 활용한 미사일 방어 경보와 적성국 정찰·감시, 우주·사이버전 등이 포함돼 있다. 우주군은 병력을 실제 우주로 내보내진 않고 대부분 실내에서 컴퓨터 등 장비를 이용해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군이 수행하는 이들 임무는 현대전에서 더욱 더 중요도가 높아졌다. 현재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상업위성의 도움으로 러시아군 위치와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해 작전을 구상하는 사실이 대표적인 예다.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완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이 가장 우선적으로 원하는 군사자산 가운데 하나도 바로 정찰위성이다. 아무리 좋은 무기가 있더라도 타격할 곳을 보는 '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앤서니 매스털러 미 인도·태평양 우주군 사령관은 주한 미 우주군 창설식에서 "주한 미 우주군은 합동·연합작전과 우주 전투효과 통합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전 영역을 통합하는 미국의 능력은 어디에도 견줄 수 없고, 통합억제 전략은 우주를 논하지 않곤 시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합억제'란 육·해·공군 등 미군의 자체 능력에 동맹국의 능력까지 더해 억제력을 발휘한다는 전략이다. 매스털러 사령관은 "한국의 육·해·공군과 해병대원은 미 우주군으로부터 최고의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미 우주군 활동이 한미연합 임무 수행에도 도움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군의 우주군 부대 창설은 본토 밖에선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중부사령부에 이어 주한미군이 3번째다. 미군 인도·태평양사와 중부사의 핵심 임무가 각각 중국과 이란에 대한 견제 및 대응임을 감안할 때, 이번에 주한미군에 우주군 부대를 설치한 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우선 순위가 높은 임무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병석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오른쪽)과 조슈아 맥컬리언 주한 미 우주군 사령관이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서 열린 주한 미 우주군 창설식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2022.12.1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번 우주군 창설식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대(對)위성능력을 개발하고 있고, 북한·이란 등은 미국의 군사력 우위를 무력화하려는 전력을 개발 중"이라며 "우린 적대세력보다 더 나은 태세를 갖춰 침략을 억제하고 대한민국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 미 우주군 초대 지휘관인 조슈아 매컬리언 중령 또한 "이곳에서 북쪽으로 77㎞만 가면 반드시 억제하고 필요시 격퇴해야 하는 실질적인 위협이 있다"며 "우주 전투력으로 적 위협을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공군도 이달 1일 기존 우주작전대를 우주작전대대로 확대·개편했다. 공군 우주작전대대는 전·평시 우주물체 감시와 목록화, 우주 위협 전파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향후 전력화될 군 정찰위성 체계 관제 임무도 맡을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 군은 내년 말부터 오는 2025년까지 정찰위성 총 5기를 궤도상에 띄운다는 계획이다. 우리 군은 우주작전사령부도 오는 2030년까지 창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경우 한때 우주군을 별도로 운영하기도 했지만, 2015년 공군과 통합하면서 그 정식 명칭을 '항공우주군'으로 바꿨다. 중국군의 경우 우주군은 없으나 2016년 전략지원부대를 창설해 우주와 사이버 관련 임무를 맡겼다.

영국군은 작년에 육·해·공군이 참여하는 합동 우주사령부를 설치했고, 프랑스군은 2020년에 기존 공군을 '항공우주군'으로 개칭했다. 또 호주는 올해부터 우주방위사령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항공자위대에 우주 관련 임무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항공우주자위대'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hg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