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온과 맵시의 끝판…엄동설한 달구는 머플러[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김종석 기자 2022. 12. 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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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리만 둘러도 체온 5도 상승
심혈관 호흡기 질환 예방 효과
빙판길 낙상 막으려면 근력 강화
동상에는 40도 전후 따뜻한 물에
목도리만 해도 체온을 5도 가까이 올리는 효과가 있다. 배우 송중기가 머플러 차림으로 서점에서 책을 보고 있다. 출처 송중기 인스타그램
배우 송중기(37)는 머플러(목도리)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듣는다.

얼마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야구모자에 머플러를 두른 채 서점에서 책을 보고 있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과거 화장품이나 면세점 CF 출연 때도 머플러를 두르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요즘 같은 엄동설한에는 ‘송중기 따라하기’가 건강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목을 따뜻하게 하면 큰 병치레를 막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 체온 조절 능력 약해서 더 중요한 목

목에는 뇌로 올라가는 굵은 혈관들이 있어 이 혈관이 수축되면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노약자의 경우에는 뇌졸중 같은 치명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목 부위 보온은 중요하다. 목도리만 둘러도 체온을 3~5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목은 뇌 부위 보다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목도리가 겨울철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는 이유다.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은 10년 넘게 겨울 뿐 아니라 봄, 가을에도 목도리를 착용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66)은 10년 넘게 한여름을 빼고 봄, 가을, 겨울에 늘 머플러 또는 스카프를 하고 다닌다. 삼성물산과 삼성증권 테니스부 감독 시절 박성희, 이형택, 조윤정, 전미라, 정현 등을 길러낸 주 회장은 “목만 따뜻해도 온 몸이 든든하고 안정감을 준다. 이젠 안 하면 허전할 정도다. 목도리를 하면서 감기도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 회장은 또 “주변 지인들에게도 목도리를 자주 권하고 있다. 비슷한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웃었다.

추운 날씨에 외출하거나 등산이나 운동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각별히 보온과 함께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 65세 이상 노인인구 30% 낙상 경험

겨울철 낙상 사고를 피하려면 장갑 착용, 스트레칭 등 사전 예방조치도 중요하다. 동아일보 DB
겨울철엔 빙판길에 넘어지는 사고가 늘어나게 돼 낙상으로 인한 골절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문제는 고령일수록 위기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해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중 약 30%가 낙상을 경험하며, 이 중 36% 이상이 2주 이상 입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률 역시 타 연령 대비 10배에 이르며, 입원율은 8배에 육박한다. 무엇보다 후유증이 남아 삶의 질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겨울철엔 낙상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하용찬 서울부민병원 진료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서울부민병원 제공
하용찬 서울부민병원 진료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다리근력 저하, 어지럼증, 치매, 뇌졸중, 부정맥, 시력문제 등 노인성 질환의 사전 점검을 충실히 하면 노년층 낙상의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낙상 후에는 증상이 가볍다고 하더라도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성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골다공증 유무를 체크해봐야 한다.

하 부원장은 “춥다고 집에서 움츠리고 있기보다는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챙겨야 한다. 근력을 강화하고 무릎 부상을 최소화하는 운동으로는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스트레칭 등이 있다”고 말했다. 혹시 모를 긴박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나홀로 운동은 금물. 만약 쓰러지기라도 하면 누군가 응급조치를 해주거나 구급차를 불러줘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부민병원 제공
운동 후 혈액순환을 촉진하도록 반신욕을 하거나 무릎과 어깨 등에 온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추가적으로 고단백 음식(육류, 생선, 달걀, 콩 등) 섭취와 운동을 병행하면 근육 생성효과가 배가 된다.

관절이 나빠지기 쉬운 겨울철에는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거나, 바닥을 닦을 때 무릎을 꿇는 자세는 무릎을 굽히는 각도가 커져 관절에 무리를 준다. 따라서 의자, 침대를 사용하는 입식 생활을 하는 것이 좋고 집안 일을 할 때도 막대형 걸레 등을 사용하여 서서 청소하는 것을 권한다.

겨울철에는 걷기, 가볍게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추천된다. 동아일보 DB


● 옷은 여러 겹, 술 담배 피해야

힌 시민이 모자와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 한 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동아일보 DB
신체가 갑작스러운 추위에 덜 적응된 상태에서 한파에 노출되면 체내 중심 온도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저체온증, 동상과 같은 한랭질환에 걸릴 수 있다. 말이 어눌해지고 졸리면서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떨리면 저체온증을 의심할 수 있는데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야 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마른 담요로 몸을 감싸고 심부온도가 높아지도록 겨드랑이와 배에 핫팩이나 더운 물을 올려야 한다.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동상은 찌르는 통증, 가려움, 부종이 생기는 1도, 피부가 검붉어지고 물집이 생기는 2도, 피부가 괴사하고 감각이 없어지는 3도, 근육과 뼈까지 괴사하는 4도로 나뉜다. 동상 증세를 보이면 38¤42도의 따뜻한 물에 발생 부위를 담그면 좋다. 이후 깨끗한 수건으로 습기를 제거하고 동상 부위를 높게 한 뒤 온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라면 이미 혈관이 좁아져 있는 상태이므로 동상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음주나 흡연은 피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잠시 열이 오르는 것 같아 따뜻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금세 피부혈관이 확장하면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취하면 추위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흡연은 혈관 수축을 일으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해 동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동상에 걸렸을 때 회복을 늦출 수 있다.

효과적인 보온을 위해서는 두꺼운 옷 하나를 입기보다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어야 한다. 외출 시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착용하고, 보폭을 평상시보다 10~20% 줄여야 한다. 춥다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으면 균형을 잃고 넘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귀마개, 장갑, 털신 등으로 동상이 걸리기 쉬운 신체 부위를 보호한다. 축축해진 양말이나 장갑, 내의는 즉시 갈아입어야 한다.

겨울이 추운 건 당연한 이치. 춥다고 움츠리기만 한다면 엄동설한은 더 길게만 느껴질 수 있다. 찬 바람 뚫고 활력을 찾다보면 어느새 계절도 변하기 마련. 물론 동장군 극복을 위한 철저하고 안전한 대비가 먼저.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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