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움직이고, 사람 필요 없는 '자율주행 트랙터' 나왔다
화석연료 대신 전기에서 힘을 얻고,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신개념 트랙터가 출시됐다. 기후변화와 농촌 노동력 부족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뉴아틀라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기업인 ‘모나크 트랙터’는 2년간의 개발 끝에 전기 동력을 사용하고 자율주행 기능까지 갖춘 트랙터를 시장에 내놨다.
모나크 트랙터가 ‘MK-V’로 이름 붙인 이번 트랙터는 기존 트랙터에 장착하던 디젤 엔진을 걷어내고 전기 모터를 집어넣었다. 이산화탄소가 섞인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다. 이 회사는 현지 언론을 통해 “디젤 엔진을 쓰던 기존 트랙터를 이번 트랙터로 한 대만 바꿔도 도로에서 승용차 14대를 제거한 것과 같은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트랙터가 지녀야 할 힘은 충분히 갖췄다. 새로 개발된 트랙터의 견인 능력은 2500㎏에 이른다. 다량의 화물이나 농작물을 옮길 수 있다.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전력이 바닥날 수 있다는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이 트랙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완전히 충전하면 14시간을 움직일 수 있다.
모나크 트랙터는 회사 공식 자료를 통해 “배터리를 탈착할 수 있기 때문에 멈춤 없이 24시간 작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영농 작업을 해 기존 배터리의 전력이 바닥날 때쯤, 완충된 예비 배터리로 갈아끼우면 된다.
이 트랙터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율주행이다. 인공지능이 탑재돼 최적의 주행 방식을 스스로 학습한다. 3차원(3D) 카메라 2대에 더해 일반적인 영상을 포착하는 카메라 6대를 추가로 갖췄다. 모나크 트랙터는 “대규모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농부들에게 영농을 자동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주행하는 것이 가능하고, 작업자를 안전한 거리에서 졸졸 따라오는 ‘그림자 주행’도 할 수 있다. 작업자가 원한다면 운전석에 직접 올라가 운행 방향을 통제하면 된다. 충돌방지 기능이 있어 1.5m 이내에 사람이 감지되면 시스템이 정지한다.
이번 트랙터의 자율주행 기술에는 농부 한 명의 통제에 따라 트랙터 여러 대를 ‘함대’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 역시 노동력 부족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8대의 트랙터를 한꺼번에 제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기 동력과 자율주행을 동시에 구현하는 트랙터는 최근 전 세계 관련 업계의 화두여서 모나크 트랙터의 기술 개발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대당 가격은 6만8000달러(8900만원)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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