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신한은행 새 살림꾼' 김진영, "올시즌도 리바운드 10개!"

최서진 2022. 12. 1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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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서진 기자] 프로 8년 차 김진영은 청주 KB스타즈, 부산 BNK썸을 지나 올 시즌 앞두고 인천 신한은행으로 이적했다. BNK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진영은 아쉬움 반, 설렘 반으로 신한은행에 합류했다. 오프시즌에는 대표팀에 차출되어 2022 FIBA(국제농구연맹) 여자농구월드컵에 출전해 세계무대에 직접 부딪혀 보기도 했다. 익숙한 것보다 새로운 것이 더 많은 김진영은 올 시즌 더 큰 성장을 위해 이제 막 한 걸음을 뗐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팀 적응은 100%, 농구 적응만 남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신한은행으로 이적했습니다. 적응은 마쳤나요?

생활은 100% 마쳤어요. 언니들이 정말 잘해주고 후배들도 잘 대해주고 생활은 정말 좋아요. 하지만 농구적으로는 제가 대표팀 갔다가 늦게 합류해서 패턴 같은 것들을 많이 못 맞춰봤어요. 지금까지는 한 60% 정도인 것 같아요. 남은 40%는 경기를 뛰면서 맞춰가려고 하고, 감독님이주문하시는 것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뛰고 있어요.

이적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땠나요?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빨리 적응해야겠다 이 생각밖에 없었어요. 박정은 감독님이랑 미팅도 하면서 아쉬웠지만, 빨리 다음 거를 생각해야겠다 싶었어요. 저는 워낙 긍정적인 사람이라 오히려 더 재밌는 농구를 할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적 후 첫 통화했을 때와 지금의 구나단 감독의 차이가 있나요?
첫 통화에서 감독님의 카리스마가 느껴졌어요. 감독님이 지난 시즌에 팀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떠올랐고, 목소리가 단호하고 확신에 찬 느낌이었거든요. 직접 같이 생활해보니 유머러스하고 생각보다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분이더라고요. 농담도 많이 하시고, 특유의 웃음이 있는데, 그게 정말 웃겨요. 확실히 농구에 대한 확신이 있고, 농구 덕후같은 분이에요.

직접 겪어본 신한은행 팀은 어떤가요?
BNK가 신한은행한테 약했었어요. 신한은행 언니들이랑 경기하면 무언가 말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와서 보니까 그게 다 선수들의 약속된 플레이였고, 감독님이 딱 짜주신 계획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서로 합도 잘맞고 찬스나 이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자신 있게 할 수 있었구나 싶었어요. 


이적 후 본인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BNK는 픽게임 위주의 농구였고, 공격에서는 정해진 역할이 없었어요. 받아먹고 만들어준 것을 제가 하는 느낌이었다면, 신한은행에서는 제가 직접 메이드하는 재미도 있고요. 또 슛 연습도 많이 해서 감독님도 자신있게 쏘라고 말씀하거든요. 지금까지 경기에서 3점슛을 쏘는 거나 공격에서 역할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것도 큰 변화예요.

수비적인 변화도 있을까요?
BNK에서 수비를 할 때 체력을 80% 정도 썼다면 여기서는 다 같이 해서 공수 골고루 체력을 쓸 수 있어요. 그래도 수비랑 리바운드는 제가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있어서 더 집중해서 해요. 이전에는 제가 이걸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부담, 파울 관리의 어려움이 있었어요. 여기서는 감독님이 부담감을 줄여주셔서 파울 관리도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KB스타즈에서는 ‘두나’, BNK에서는 ‘제니’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신한은행에서 새로운 별명이 생겼나요?
그대로 제니라고 부르기는 하는데 갑자기 언니들이 요즘 ‘갓파’라고 불러요(웃음). 아이브의 장원영 씨 애교머리를 제가 따라 해본다고 앞머리를 조금 잘랐거든요. 근데 잘못 잘라서 삐죽삐죽 앞머리가 됐는데 언니들이 한창 갓파라고 놀리더라고요.

신한은행 선수들과 잘 지내는 모습이에요. 사진도 많이 찍더라고요.
BNK에서도 진짜 재밌게 지냈거든요. 추억도 많았는데 BNK 선수들은 사진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다 같이 사진 찍을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여기에서는 언니들이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워크숍 때부터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그러다 보니 더 친해지고 사진도 많이 남기게 됐죠. BNK 선수들과 다같이 사진 좀 찍을걸. 아쉬움도 많이 남아요.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동료는 누구인가요?
(유)승희 언니요. 제가 대표팀을 다녀오느라 아무래도 선수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도 승희 언니 방에 놀러 가고, 얘기도 많이 했어요. (김)소니아 언니랑은 사우나 메이트예요. 사우나를 가면 한시간 반 정도 하고 사이좋게 나와요. 요즘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못가고 있어요.

옷을 잘 입는다고 유명한데 주로 옷은 어디서 구매하나요?
ZARA 같은 곳에서 많이 사요. 저도 여자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사고 싶은데 안 맞더라고요(웃음). 길이가 짧기도 하고 운동을 많이 하다 보니 어디는 얇은데 어디는 두껍고 그렇거든요. 그래서 한국 브랜드보다는 외국 브랜드에서 많이 구매해요.

피부 관리 비법은 무엇인가요?
농구가 잘 안 풀릴 때 제가 잠을 잘 못 자요. 그래서 시즌 때는 피부가 좋지 않아요. 여자 선수들 피부가 좋은 건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 것 같아요. 운동할 때 3L는 마시거든요. 물론 종종 관리를 받기도 해요(웃음).

농구월드컵 출전 “눈 깜빡할 새에 30점”

김진영은 BNK에서 KB스타즈에 있을 때와 달리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았다. 2021-2022시즌에는 30분 가까이 뛰며 8.7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는 평균 3.5개를 잡아내며 박지수(4.62)에 이어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진영은 BNK에서 무럭무럭 성장했다. 이에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에 발탁되어 2022 호주 FIBA(국제농구연맹) 여자농구월드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대표팀 차출 연락을 받았을 때 어땠나요?
오전 운동 끝나고 늦게 왔는데 코치님이랑 언니들이 막 오오~하면서 장난쳤어요. 그래서 거짓말하지 말라고 안 믿었는데 진짜라는 거예요. 처음에는 영광스럽고 기뻤는데 걱정도 컸어요. 신한은행에 이적한 지도 얼마 안 됐고 빨리 맞춰봐야 해서 그러면 언제 돌아오느냐고 먼저 물어봤던 것 같아요. 만감이 교차했었어요.

대표팀 훈련은 어땠나요?
조금 충격이었어요. 신한은행에서는 뛰는 것보다는 농구를 많이 하는 팀이라 여기에 맞춰 적응했어요. 근데 대표팀에서는 체력을 올리려고 많이 뛰었어요. 저도 좀 잘 뛰는 편인데 비교했을 때는 못 뛰는 편에 속해서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됐죠.

2022 FIBA 여자농구월드컵에 직접 뛰어보니 어떠셨나요?
운이 좋았던 게 미국이랑 붙어볼 수 있었잖아요. WKBL에 외국선수로 왔던 선수들도 있었고, 제가 영상으로 플레이를 봤던 선수들도 있어서 신기했어요. 한번 붙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상대도 뚫릴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자신 있게 했어요. 좋은 플레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할 만하다 싶었어요. 근데 눈 떠보니 한 30점 차이 나더라고요(웃음). 에너지는 괜찮았지만, 기술과 신장은 부족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상대에게 배우기보다는 언니들한테 배우는 게 더 많았던 것 같아요. (박)혜진 언니나 (김)단비 언니 등 다른 언니들과는 다른 팀이었기에 궁금한 게 많았거든요. 어떻게 운동하는지 어떤 느낌인지 궁금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확실히 배울 점이 많은 언니들이었어요. 최윤아 코치님과는 BNK에 같이 있었던 경험이 있어서 더 좋았고, 정선민 감독님도 항상 웃으며 잘해주셨어요. 기억에 많이 남아요.

WKBL 경기에서 해맑게 웃으며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웃으며 경기를 뛸 수 있나요?
저는 제가 즐겁게 경기를 하면 그날 잘 풀리는 것 같아요. 집중을 더 하는 것도 있지만, 제가 신이 나서 즐겁게 뛰어야 더 빨리 뛰고 리바운드도 더 잡는 것 같아요. 동료들이 저한테 좋은 패스를 주거나 제 공을 잘 잡아주거나 그러면 고마운 마음에 “언니 좋아” 이러거든요. 언니들이 덩치는 큰데 애교가 많다고 웃으며 이야기해요. 최대한 좋은 에너지를 팀한테도 경기를 보러 온 팬분들께도 드리고 싶어요.

개막 후 치른 3경기 팀적으로 잘된 점과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요?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아요. 감독님도 선수들도 긍정적으로 경기를 뛰면서 맞춰가면 된다는 마인드지만, 공격에서 정리정돈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연습할 때랑 실제 경기에서 조금 다르게 하는 부분도 아쉬워요. 한 50%도 안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도 시즌 초반이고 저희 팀 장점인 3점슛이 남은 경기에서는 터질 거라는 믿음 갖고 더 연습하고 맞춰가고 있어요.

공식 개막전인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46분 동안 19점 13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했습니다. 개막 후 경기는 어땠나요?
두 번의 연장을 가다 보니 기록은 그렇게 나왔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나머지 2경기에서는 제가 외곽을 막다보니 리바운드에 가담하는 게 부족했어요. 남은 경기에서는 리바운드에 더 집중하고, 공격도 좀 정확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시즌 전 리바운드를 10개가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6.8개를 기록했었는데, 이번 시즌 리바운드 목표는 몇 개인가요?
또 10개를 목표로 잡고 달릴 거예요. 우리은행과의 경기(11월 7일)에서도 스위치 디펜스를 하다 보면 제가 밖에 있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속공을 뛰려는 욕심에 리바운드 참여가 잘 안됐어요. 이런 점들을 보완해서 리바운드 개수를 올리고 싶어요.

자유튜 성공률이 2021-2022시즌 평균 51.8%, 올 시즌 평균은 8개 중 2개를 성공한 25%입니다. 연습한 것이 잘 안 나오고 있나요?
3점슛은 연습했던 것이 그래도 잘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자유투는 연습 문제보다는 제 멘탈을 잘 잡아야 할 것 같아요. 연습한 것들이 잘 안나와서 백보드 슛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선수들한테 자유투 라인에 서면 어떤 생각이 드냐고 물어봤어요. 수비도 없고 편하다며 별생각 안 든다는 선수도 있고, 긴장된다는 선수들도 있는데 저는 후자예요. 자유투 라인이 저한테는 조금 무섭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무조건 이겨내도록 할 거예요.

올 시즌 팀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일단 팀이 무조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선수들이랑 점점 더 나은 게임을 하는 것. 세 번째는 개인적으로 더블더블과 리바운드예요.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8년 차인 지금 농구인생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참 다이내믹했어요. 팀도 꽤 옮겼고, 힘든 점도 많았거든요. 농구를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고요. 그러다가 다시 마음을 잡았고 지금은 농구에 미쳐있는 느낌이라 다이내믹하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농구를 계속 해야겠다고 마음을 잡은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정은 감독님 덕분이에요. 지난 시즌에 제 농구에 대한 노력, 열정 같은 것들을 다시 불러일으켜 주셨거든요. 정말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지난 시즌부터 들었고, 올 시즌에 더 커진 느낌이에요.

앞으로 어떤 선수,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나요?
누구보다 즐겁게, 열정적으로 농구했던 선수요. 즐거운 사람은 못 이기니까요. 사람 김진영으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제 삶의 마인드는 행복이거든요. 일단 제가 행복해야 주변이 행복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돼서 행복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한마디?
KB스타즈 때부터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신한은행에 와서 새로운 팬들도 생길 것 같아요. 신한은행도 팬이 많다고 들었기에 응원해주시면 저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희 에너지의 원동력이 팬이라고 생각하기에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진_박상혁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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