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내신 전면 절대평가? 자사고·특목고 가라는 말"

서한샘 기자 2022. 12. 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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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수능·대입 모두 부담 커져"
"내신 변별력↓…논술·수능 중요해지고 교과전형 폐지될 것"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14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2.12.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고등학교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 전면 전환 방침에 대해 "대입 변화가 커지는 게 정상"이라며 "논술·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중요해지고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이 폐지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뉴스1>과 만나 "결과적으로 현재 중학교 1학년 이하 학생들은 수능의 변화든 대입의 변화든 부담이 현격하게 커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교육부에 고등학교 1~3학년 전체 내신 성적을 성취평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가장 핵심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특수목적고(특목고) 존치 여부인데 이들이 남아있는 한 '성취평가제는 자사고·특목고로 가라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대평가 제도에서 자사고·특목고는 일반고에 비해 내신 성적을 내기 어려웠다. 이 같은 내신의 불리함이 사라지면 대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고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성취평가제는 대입 선발 문제와도 엮여있다. 임 대표는 "내신 변별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학은 무엇으로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을 뽑을 수 있겠느냐"며 "논술 등 대학별 시험이 강화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수능 개편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임 대표는 "수능은 절대평가로 전환되든 변형된 형태의 시험으로 만들어지든 수험생에게 현격한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도입된 통합 수능에 대해서는 문·이과 통합형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가겠다고 했다가 못 하면서 '문과 불리' 등의 사달이 났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문·이과 통합 내용을 담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수능은 전 과목 절대평가가 됐어야 한다. 그랬다면 문·이과 유불리를 논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 논란)에 발목이 붙잡히면서 절대평가가 보류가 되고 수년째 영어만 절대평가로 전환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영어 영역만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통합수능에서 수학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졌다고 봤다. 임 대표는 "영어 영역에서 변별력이 작동되지 않으니 국어·수학으로 압축된 것"이라며 "국어를 잘하는 문과 상위권 수험생이라면 엄청난 피해를 본 셈"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14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2.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수학 1등급 문·이과 1대 9 심각…통합수능 데이터 공개해야"

임 대표는 통합수능의 문제가 영어를 넘어 영역 전반에 퍼져있다고 봤다. 임 대표는 2년차를 맞은 통합수능에 대해 "(이과와 문과의 수학 1등급 비율이) 9대 1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올해 대입에서도 관심사는 단연 이과생의 인문계열 학과 교차지원, 이른바 '문과 침공'이다.

국어 영역이 다소 쉬워지면서 수학의 대입 영향력이 커지고, 국어·수학 선택과목에서는 이과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언어와매체·미적분의 표준점수가 유리하게 산출됐다.

문제는 통합수능으로 인한 갖가지 변수가 나오는 데 비해 수험생들에게 제공되는 데이터는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올해도 국어·수학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임 대표는 "지금 평가원은 건강검진을 해놓고 '위장이 괜찮다'고만 하는 꼴이다. 위인지, 소장인지, 대장인지 명확히 해줘야 한다"며 "통계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과생의 인문계열 학과 교차지원을 막겠다는 대학이 어디 있겠나. 평가원은 문제점 진단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가 깜깜이로 남아있는 사이 문·이과 집단 간 격차는 더 벌어지는 형국이다. 임 대표는 "수험생들이 갈수록 이과로 몰리고 있다. 문과생마저 이과 수학인 미적분으로 가고 있고 국어도 언어와매체로 쏠린다"며 "문과와 이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 대표는 정시를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임 대표는 "문과에서 수학 3등급 초반을 받았다면 굉장히 자신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라며 "4~6등급이더라도 충분히 서울 소재 대학에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과생에게는 "고득점이 몰려있어 이과 내에서의 상향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고 중위권 대학 이공계열 학과에는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며 "따라서 문과는 1~2곳 상향 지원, 이과는 1곳 상향 지원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담= 권형진 사회정책부장, 정리= 서한샘 기자)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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