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21점’+‘후반전 6점’, 마지막에 웃지 못한 허웅

손동환 2022. 12.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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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185cm, G)은 전반전에 너무 많은 힘을 썼다.

전주 KCC는 지난 1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삼성에 72-87로 졌다. 시즌 두 번째 연승 도전 실패. 9승 13패로 삼성과 공동 7위를 기록했다. 6위 대구 한국가스공사(10승 11패)와는 1.5게임 차.

허웅은 동기들보다 1년 일찍 드래프트에 나섰다. 팀 동료인 이승현(197cm, F)과 연세대 1년 선배인 김준일(200cm, C)과 함께 프로 무대를 노크했다. 2014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원주 동부(현 원주 DB)에 입단했다.

허웅의 기량은 매섭게 성장했다. KBL 정상급 스코어러로 거듭났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지도 또한 상승했다. 탈KBL급 슈퍼스타가 됐다. 게다가 2021~2022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가 됐다. 허웅의 주가는 8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허웅의 마음을 사로잡은 팀은 KCC였다. KCC는 계약 기간 5년에 2022~2023 시즌 보수 총액 7억 5천만 원으로 허웅과 계약했다.

DB의 에이스이자 주득점원이었던 허웅은 KCC에서도 에이스이자 주득점원을 맡고 있다. 삼성을 만나기 전까지 정규리그 전 경기(21경기)에 나섰고, 평균 31분 19초 동안 16.2점 5.1어시스트 2.3리바운드에 경기당 2.3개의 3점슛을 성공하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은 약 38.9%.

이적한 이정현(189cm, G)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우고 있다.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이승현(197cm, F)-라건아(199cm, C)와 시너지 효과도 조금씩 내고 있다.

또, 김지완(188cm, G)과 정창영(193cm, G)이 허웅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두 선수의 경기 운영과 수비가 허웅에게 힘이 되고 있다. 허웅 역시 볼 없는 움직임과 슈팅으로 김지완-정창영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KCC의 최근 강세를 만들었다.(KCC는 최근 5경기에서 한 번 밖에 패하지 않았다)

허웅은 삼성전 시작부터 맹렬하게 움직였다. 이정현의 패스를 가로채 단독 속공을 성공했고, 얼리 오펜스에서도 돌파로 재미를 봤다. 핸드 오프를 활용한 후 한 타이밍 빠른 스쿱샷으로 점수를 누적하기도 했다. 팀의 첫 8점 중 6점을 책임졌다.

허웅은 팀의 볼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승현이나 라건아의 스크린과 핸드-오프를 잘 이용했고, 삼성의 불균형한 수비 밸런스 역시 잘 활용했다. 득점이 아닌 패스로도 재미를 봤던 이유.

허웅은 1쿼터에만 9점(2점 : 3/4, 3점 : 1/1) 1어시스트 1스틸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KCC는 15-28로 1쿼터를 마쳤다. 삼성과 속도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허응은 2쿼터 초반부터 다시 달렸다. 자신보다 좋은 피지컬을 지닌 신동혁(193cm, F) 앞에서 드리블 점퍼와 추가 자유투를 해냈고, 행운의 백 보드 3점까지 터뜨렸다. KCC는 허웅의 활약에 힘입어 10점 차(24-34)로 삼성과 간격을 좁혔다.

하지만 삼성의 빠른 공격에 점수 차를 더 좁히지 못했다. 허웅은 잠시 숨을 돌렸다. 2쿼터 종료 2분 47초 전 코트로 다시 나왔다. 돌파에 이은 파울 자유투 유도와 스크린 활용에 이은 3점슛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2쿼터 마지막 공격에서는 돌파에 이은 레이업으로 전주실내체육관을 들썩이게 했다.

허웅은 2쿼터에만 12점(2점 : 2/2, 3점 : 2/2)을 퍼부었다. 전반전까지 21점. 전반전 내내 두 자리 점수 차로 밀리던 KCC도 40-48로 전반전을 마쳤다. 역전할 기반을 마련했다.

허웅의 전반전 득점이 많았다는 건, 허웅이 전반전에 많은 힘을 썼다는 뜻이다.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교체 투입된 이근휘(187cm, F)와 송동훈(174cm, G)이 활력소 역할을 했고, 허웅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KCC와 삼성의 간격도 좁아졌다. KCC는 59-65로 3쿼터를 마쳤다. 허웅도 힘을 얻었다. 송동훈과 이근휘의 도움을 받은 허웅은 빠른 볼 운반에 이은 레이업 시도로 파울 자유투를 이끌었다. 장민국(199cm, F)의 파울 트러블도 유도했다. 전주실내체육관을 더 뜨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KCC는 삼성의 에이스인 이정현(189cm, G)을 막지 못했다. 4쿼터에만 이정현에게 18점을 내줬다. 한꺼번에 무너졌다. 허웅 역시 전반전에 많은 힘을 쓴 탓인지, 후반전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전반전에만 21점을 넣었지만, 후반전에는 6점에 그쳤다. 에이스가 마지막 힘을 쓰지 못하자, KCC 또한 마지막 힘을 잃은 것 같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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