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탄생’ 이호원 “안성기 좋은 어른, 혈액암 투병 티 안내”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2. 12. 18. 07: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호원이 ‘탄생’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진|민영화사
가수 겸 배우 이호원(31)이 사제복을 입고 스크린을 찾았다.

이호원은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에서 실존 인물 최양업 신부를 연기했다. ‘탄생’은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이야기이자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다.

이호원은 “원래는 특별출연이었다. 분량이 적은 다른 역할을 부탁받았는데 의상 피팅을 하러 제작사 사무실에 갔을 때 최양업 대본을 읽어볼 수 있냐고 하더라. 사제복을 입은 제 모습을 보고 최양업 신부님 같다고 하면서 갑작스럽게 역할이 바뀌었다. 사실 배우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지 않나. 분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외국어 장면이 많아서 열심히 준비했다”며 ‘탄생’ 합류 과정을 공개했다.

이호원은 실존 인물 최양업을 연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성당을 다녔고, 라틴어 중국어 프랑스어 대사를 소화하기 위해 매일 3시간씩 외국어 공부를 했다.

‘무교’라고 밝힌 그는 “하느님의 존재가 크게 와닿았다기보다는 조선은 노비와 양반의 격차가 큰 시대였는데 인간은 평등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그 시대에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를 믿는 게 신기했다.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였는지 그 마음을 알아가고 싶었다. 조선시대 평등이라는 개념을 가져오신 분들이니까 그런 부분이 존경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동네 성당을 3개월 다녔다. 연기하는 순간 진심으로 해야 하니까 준비하는 기간 믿으려고 노력했다”며 “라틴어 중국어 불어도 각각 1시간씩 매일 공부했다. 외국어를 못하지만, 최근 몇 년간 영어 일본어를 꾸준히 공부하고 있었고 외국어를 공부하는 습관이 있어서 힘들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라틴어는 자료도 부족하고 가르쳐주는 선생님들도 완벽히 아는 건 아니라 힘들었다. 유튜브 자료도 찾아봤고, 기본적인 발음을 익힌 다음에 라틴어가 나오는 영화를 찾아보면서 자연스러운 억양을 찾으려고 했다.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말을 하는 것처럼 들려야 하니까 최대한 저의 언어처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연기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연기 관련 책을 찾아보면서 독학할 때 배운 건 상상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보다 실제 조사와 인터뷰, 연구를 통해 캐릭터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봤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성당에 가서 신부님들 모습을 관찰하기도 했고요. 최양업 신부님에 대해 과할 정도로 공부했죠. 공부하면서 알게 된 건 최양업 신부님이 찬송가도 작곡하셨고, 모든 걸 신께 고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고지식한 면도 있었다는 점이에요. 신부님이 외국어로 쓴 편지도 찾아 번역을 부탁해 공부하기도 했어요.”

이호원이 ‘탄생’에서 호흡을 맞춘 윤시윤 안성기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사진|민영화사
이호원은 ‘탄생’에서 함께 유학길에 오른 신학생 김대건과 최방제를 연기한 배우 윤시윤, 임현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윤시윤에 대해 “극 중 김대건과 최양업이 둘도 없는 단짝이었고 해외에서 같이 공부한 친구다. 친해 보여야 했는데, 선배님이 촬영 내내 편하게 잘 챙겨줘서 좋았다. 처음 만났을 때 선배가 90도 인사를 해주더라. 그렇게 인사해주는 선배는 처음이라 놀랐다. 저도 큰절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선배님이 먼저 그렇게 해주면서 다가와서 첫 만남부터 마음을 활짝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방제 역의 임현수도 요즘 보기 드문 순수한 친구다. 드라마 ‘봄밤’에서 처음 봤을 때도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좋은 친구를 얻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영화 ‘탄생’ 의 윤시윤 이호원 임현수(위), 안성기. 사진|민영화사
혈액암 투병 중인 안성기에 대한 존경도 표했다. 극 중 신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유학을 돕는 역관 유진길을 연기한 안성기는 촬영 당시 혈액암 투병 사실을 따로 알리지 않았다.

이호원은 “최근에 기사를 보고 놀랐다. 티를 내지 않았고 너무 추운 날씨였는데 불평 한마디 없으셨다. 이번에 반성을 많이 했다. 저는 아픈 상태로 촬영해본 적은 없다. 며칠 밤새우고 감기몸살 난 상태에서 스케줄을 해본 적은 있다. 그럴 때도 카메라 있을 때 티를 낸 적은 없지만 쉬는 시간에 투정을 부린 적이 있는데 많이 배우고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성기 선배님과 같이하는 신을 정말 많이 기다렸고 기대했어요. 제가 선배님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실례죠. 인상 깊었던 건 대기 시간 합쳐서 추운 날씨에 6~7시간을 찍은 적이 있어요. 저랑 윤시윤 형, 임현수가 이야기할 때 큰아버지처럼 인자하게 봐주시더라고요. 손주들 보듯이 흐뭇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정말 좋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인터뷰②에 계속)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