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받아 재사용, 변기에 벽돌…광주 가정 물 절약 "사용량 15% 줄였어요"

이승현 기자 2022. 12. 1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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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원이 말라간다면서요. 이러다 생수 사서 씻을까봐 무서웠어요."

기존에는 한 달 동안 14톤의 물을 사용했지만 지난 11월 사용량은 12톤으로 줄어들었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물 사용량의 68~70%를 가정에서 쓰고 있는 만큼 시민들 절수 참여 관건"이라며 "생활 속 물 절약 실천을 통해 절수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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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사서 쓰게 될까 두려운 마음에 동참"…한달 14톤→12톤
1월 강수량 평균보다 적을 확률 40%…"식수원 고갈 막아야죠"
16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가정집에서 이나라씨(28·여)가 물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물을 받아 놓은 채 설거지를 하고 있다. 2022.12.16/뉴스1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식수원이 말라간다면서요…. 이러다 생수 사서 씻을까봐 무서웠어요."

지난 16일 오후에 찾은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가정집. 박우승씨(58·여)는 욕실 샤워기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기 전까지 흐르는 찬물을 바가지에 받아두고 있었다.

이내 뜨거운 물이 나오자 박씨는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 문을 닫았고, 바가지는 저녁 설거지 거리를 위해 주방으로 옮겨졌다.

바가지를 건네 받은 딸 이나라씨(28·여)는 설거지통에 소량의 물과 세제를 붓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헹굴 때는 바가지에 있는 찬물을 활용해 1차 세척을 한 뒤, 흐르는 물을 약하게 틀어 2차 헹굼을 마쳤다.

이씨는 마지막 헹굼 시 사용한 물을 버리지 않고 바가지에 받아뒀다. 세제를 다 헹궈낸 비교적 깨끗한 물로 이들이 키우고 있는 산세베리아 화분 등에 물을 주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두 모녀는 지난 달부터 물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광주 주요 식수원이 말라가 제한급수를 시행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붙은 수도밸브 수압 저감 동참에 서명한 뒤 수압을 약하게 조절했다. 머리를 감을 때도 바가지에 물을 받아두고 머리를 적신 뒤 헹굴 때 재사용한다. 양변기 수조에는 벽돌이 넣어져 있고, 욕실에는 양치컵을 새로 장만했다.

이런 방법을 통해 한달 새 물 사용량을 15% 줄였다. 기존에는 한 달 동안 14톤의 물을 사용했지만 지난 11월 사용량은 12톤으로 줄어들었다.

이씨는 "처음에는 수압이 약하고 물을 받아쓰는 게 번거로워 불편했지만 사흘 만에 금세 적응됐다"며 "제한급수로 불편함을 겪는 것보다 사전에 물을 아껴 써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동참하게 됐다. 실제 사용량이 줄었다고 하니 너무 뿌듯하다"고 했다.

박씨는 "매일 저수율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조만간 씻는 데도 생수를 사서 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두려웠다"며 "물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시민들이 동참하면 많은 물을 아낄 수 있으니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16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가정집에서 이나라씨(28·여)가 욕실 샤워기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기 전까지 흐르는 찬물을 바가지에 받아두고 있다. 2022.12.16/뉴스1

광주시 수돗물 절수량은 10월 셋째주 1.2%에서 12월 둘째주 8.7%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강기정 광주시장이 언급한 3월1일 제한급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절수율이 최소 20%에는 도달해야 한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물 사용량의 68~70%를 가정에서 쓰고 있는 만큼 시민들 절수 참여 관건"이라며 "생활 속 물 절약 실천을 통해 절수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광주·전남은 1월까지 강수량이 평년(16.9~37.4㎜)보다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이 각각 40%로 예보된 만큼, 그 어느때보다 물 절약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한편 광주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의 저수율은 17일 기준 27.62%, 주암댐은 29.83%의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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