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19일 예산안 처리 '최후통첩'에도 장기화하나

기사내용 요약
김 의장, 19일까지 예산안 합의처리 당부
잇단 중재안 거부·지지부진 협상에 '질타'
법인세율·경찰국 예산 등 여야 이견 여전
주말 예산안 협상 결과에 국조 영향 촉각
연말까지 협상 이어질 가능성 배제 못해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2.16.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19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라는 최후통첩을 내렸다. 하지만 여당이 김 의장이 제시한 법인세 인하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예산안 처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일단 큰 틀에서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주말인 17~18일 이틀간 여야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예산 정국은 물론 오는 19일 시작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 연말연초 국회 분위기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예산안 협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의장은 이틀 전인 지난 16일 오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오늘(16일) 중에는 큰 틀의 합의안을 발표해 주시고, 세부사항을 논의해서 월요일(19일)에는 꼭 예산안을 합의 처리할 수 있도록 특별한 결단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 이건 마치 경제를 살리고 취약계층을 도우려는 수레바퀴를 국회가 붙잡고 넘어지고 못 굴러가게 하는 것 아니냐"며 여야 원내대표를 강하게 질타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원내대표를 강하게 나무라는 김 의장의 모습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평소 차분한 어조로 말하는 김 의장이 경제위기에도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강하게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과 정기국회 회기를 훌쩍 넘긴 데다 여야가 번갈아가며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김 의장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의장은 앞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정부안대로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대신 시행 시기를 2년 유예하자는 첫 번째 중재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민주당은 '영업이익 5억원 이하 기업'에 한해 법인세율을 20%에서 10%까지 낮추는 데만 동의하겠다며 중재안을 거부했다.

지난 15일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낮추고, 여야 입장차가 큰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해 기관의 적법성 여부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하도록 부대의견을 담는 내용의 최종 중재안을 내놨다. 이번에는 국민의힘은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며 수용 판단을 보류했다.

여야는 법인세 최고세율과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 외에도 ▲기초연금 부부합산 공제 ▲지역사랑상품권 ▲분양주택 및 임대주택 ▲가업상속공제 범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조건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며 발언 하고 있다. 2022.12.16. amin2@newsis.com

이에 김 의장이 '16일 큰 틀 합의'와 '19일 합의 처리'라는 최후통첩을 내렸음에도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저녁께 민주당 측에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통보하면서 큰 틀의 합의가 물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야 원내대표는 주말 모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협상을 이어간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여야가 예산안 처리 지연에 따른 부담감 증가로 일괄 합의 처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여야가 최대한 자당에 유리한 예산안을 확보하기 위해 연말까지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산안 협상 결과에 따라 오는 19일 시작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 연말연초 국회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은 예산안 협상 여부와 관계없이 19일부터 국정조사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회동 직후 "끝내 (여야 예산안) 합의가 안 되면 월요일(19일)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의결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합의에 따라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데 대한 반발로 특위 위원들이 전원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복귀 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다.

결국 여야가 예산안 합의에 실패하고, 야당이 국정조사를 강행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연말연초 국회 상황은 극한 정쟁에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국정조사 보이콧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있다. 이에 야 3당이 여당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산 수정안 단독 처리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감세만 적용된 수정안을 단독 상정해 처리할 경우 사실상 '자해행위'나 다름없다고 보고 오히려 방관할 수 있다.

여야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예산안 협상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헌정사 처음으로 준예산 편성 위기에 직면하기 전 이달 30일에 극적 타결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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