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 소속사'가 찍은 NFT 스타트업…블록체인 기술 만난 'K-팝' 뜬다
"저작권료 토큰화해 NFT 보유자에 배분…커뮤니티 기반 DAO로 성장할 것"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인수합병(M&A) 신성'으로 자리잡으며 몸집을 불려나가는 기획사가 있다. '마마무 소속사'로 잘 알려진 RBW 얘기다. RBW는 지난해 '오마이걸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카라 소속사' DSP미디어를 인수했다.
공격적 M&A를 통해 RBW는 음원 저작권계의 신흥강자로 우뚝 섰다. RBW가 저작권을 보유한 음원은 4500곡에 달한다. 이와 함께 아티스트 라인업도 크게 늘어났다.
아티스트 및 음원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기업에게 대체불가능 토큰(NFT)은 매력적인 신사업이다. NFT는 팬과 아티스트를 잇는 소통 채널이자, 콘텐츠 무단 복제를 막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RBW가 신사업으로 NFT를 낙점한 것도 이유 있는 행보다.
신사업을 위해 RBW가 택한 건 케이팝 NFT 스타트업 '메타비트'다. RBW는 지난해 9월 설립된 메타비트에 초기 지분투자를 단행, 최대주주가 됐다. 메타비트는 RBW의 저작권을 기반으로 음원을 NFT화함으로써 팬과 아티스트를 잇는 소통 채널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그 첫걸음으로 메타비트는 15일 팬 참여형 '팬투언(Fan to Earn, F2E)' 플랫폼의 베타 서비스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했다. 팬들이 음원 NFT 경매 및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플랫폼의 주요 기능이다.
◇"메타비트만의 차별점?…4500곡 IP 파워로 승부"
정대근 메타비트 대표는 지난 12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높아진 케이팝의 위상이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잘 들어맞는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본래 엔터테인먼트 업계 출신이 아니다. 지불결제 대행 서비스를 10년 동안 개발해온 개발자 출신으로, 엑시트(Exit)에 성공하면서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들게 됐다.
지불결제 서비스를 운영할 당시 결제 서비스에 대한 블록체인 기업들의 수요가 높았고, 자연히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이후 RBW의 투자를 받게 되면서 수천개의 음원 저작권을 NFT화하는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정 대표는 "뮤직카우, 로열티익스체인지 등 사례를 보면서 음원 저작권 투자의 수요가 매우 높아졌다는 걸 알게 됐다"며 "동시에 전 세계 시장에서 케이팝의 인기가 높아졌고, 케이팝 음원에 NFT 비즈니스를 도입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하이브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는 물론,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기획사들이 줄줄이 NFT 사업에 뛰어든 만큼 케이팝 NFT 플랫폼으로서 메타비트만의 차별점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최대주주인 RBW의 음원 저작권이 메타비트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RBW는 음원 저작권이 많은 '톱3' 중 하나로, 4500곡 정도 보유하고 있다. RBW의 김도훈 작가가 히트 작곡가이기도 하다"며 "RBW의 음원 저작권을 NFT화했을 때 수익률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자체 인덱스 개발로 증권성 피해…'비트토큰' 활용처도 마련
음원이라는 기존 콘텐츠를 NFT화하는 과정에서 정 대표가 가장 많이 고려한 건 컴플라이언스(법률 준수)다. 단순히 음원 저작권을 NFT화한 뒤, NFT 보유자에 저작권 수익을 배분할 경우 증권에 해당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성이 있을 경우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을 확률이 높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국내, 홍콩, 싱가포르 등 3개국에서 8번의 법률 검토를 거쳤다고 밝혔다. 이후 메타비트가 고안한 방법은 음원 NFT 보유자에 저작권의 일부를 주는 방식이다.
NFT를 보유하면 저작권 수익의 일부를 받을 수 있는데, 이 때 수익은 메타비트의 자체 토큰인 비트(BEAT) 토큰으로 지급된다. 단, 얼마만큼의 토큰을 지급할지 결정할 때 메타비트가 자체 개발한 인덱스가 활용된다. 음원의 재생 횟수, 방송 활용 횟수, 소셜미디어 내 버즈량 등을 분석해 점수화한 인덱스다.
정 대표는 "인덱스를 기준으로 비트토큰을 지급함으로써 증권성 이슈를 피했다"며 "비트토큰도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토큰 활용처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비트토큰으로는 메타비트 플랫폼 내에서 NFT를 구매할 수 있다. 또 향후 메타비트가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로 진화할 경우, 사용자들은 비트토큰을 활용해 메타비트 서비스를 위한 투표에 참여하고 자신의 의견도 피력할 수 있게 된다.
비트토큰을 기반으로 하는 토큰이코노미를 통해 메타비트 플랫폼도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메타비트는 NFT 거래의 3%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이 중 1%는 저작권을 제공한 기획사에 지급한다. 또 NFT 민팅(발행)시 내는 수수료 중엔 26%를 메타비트가 가져간다. 수수료 대부분은 '바운티풀(준비금용 지갑)'에 넣고, 이후 일부를 소각하거나 에어드랍으로 지급함으로써 토큰 가격을 높일 예정이다.
◇"커뮤니티 성격도 추가…DAO로 나아가는 게 목표"
NFT를 보유할 경우 비트토큰만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NFT 보유자들이 팬사인회 등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커뮤니티적 기능도 추가했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정 대표는 "단순히 음원 NFT를 사고 파는 플랫폼을 넘어 커뮤니티적 기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향후에는 커뮤니티 기반의 DAO로 진화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여러 아티스트의 음원을 NFT화하면 자연히 플랫폼에는 NFT를 구매하려는 팬들이 모이게 된다. 이 중 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팬들이 플랫폼 내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그렇게 모인 팬들이 새 음원을 비롯한 새로운 콘텐츠를 제안하고, 콘서트 개최를 독려하는 등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하겠다는 게 정 대표의 목표다.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는 비트토큰이 쓰이게 된다. 토큰이코노미를 기반으로 형성된 조직은 곧 DAO가 된다.
정 대표는 "DAO라고 하면 좀 추상적인 느낌이 있지만,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팬들이 콘텐츠를 제안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메타비트의 역할이다. 그 역할을 기반으로 DAO가 구동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NFT 업계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폴리곤'도 메타비트의 든든한 우군이 될 전망이다. 메타비트는 폴리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음원을 NFT화한다.
정 대표는 "초기에는 폴카닷을, 이후에는 솔라나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개발하려고 했으나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코리안블록체인위크(KBW) 기간을 통해 폴리곤과 파트너십을 맺게 됐고, 폴리곤 기반으로 플랫폼과 NFT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폴리곤 자체가 이더리움의 레이어2 솔루션이기 때문에 개발 측면에서도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저작권을 보유한 기업이 NFT 사업에 뛰어든 만큼, 본질적 가치를 지니는 NFT를 선보이는 게 정 대표의 가장 큰 목표다.
정 대표는 "NFT들이 본질적 가치를 가져야 하는 시기다. NFT를 민팅하고 유통한 사용자들이 수익을 볼 수 있어야 하는 때가 왔다"며 메타비스가 그런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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