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김범수 개인회사 檢 고발…전문가도 '갸우뚱'한 2가지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KCH)를 금산분리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자 KCH는 "과도한 조치"라며 맞대응을 시사했다. 공정거래법 전문가들은 "금융사 기준이 지나치게 넓다"는 반응이다. 이에 검찰 수사 단계에서 △KCH가 금융사인지 △이사회 소집기간 단축 안건 통과가 중대한 법 위반인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KCH가 금융사인데도, 비금융사인 카카오·카카오게임즈 주주총회(4회)에서 총 48건의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해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문제는 기타금융투자업과 지주회사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점이다. 공정위조차 전날 브리핑에서 "기타금융투자업은 '벤처투자 등'으로 돼 있어 영업을 하지 않아도 본인이 가진 주식·자산으로 투자하는 것도 포괄할 수 있을 정도로 넓게 규정돼 있다"라며 "지주회사도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보다 굉장히 넓은 개념"이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정재훈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산분리 적용 대상인 금융사 기준이 일본 등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넓어 발생한 문제"라며 "한국표준산업분류에 기계적으로 의존할 게 아니라, (금융당국이) 실질적으로 금융업을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국표준산업분류는 통계를 위한 기준인 만큼 금융사 범위를 넓게 인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CH처럼 여수신이 아니라 자기자본을 투자해 수익을 얻는 건 사실상 '금융소비자'에 가까운 만큼, 금산분리 규제 취지에 안 맞는다는 지적도 있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산분리는 타인자본으로 계열사 지분을 취득해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인데 KCH 사례는 법 취지와는 달라 보인다"라며 "또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사로 보지 않는 예외 규정이 있는데, 사실상 지주회사 격인 KCH를 규제하는 건 법을 기계적으로만 해석한 것 같다. 법 취지에 맞는 적용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또 그동안 공정위는 유사사례에 대해 형사 고발한 사례가 없었다. 한화투자증권·KT인베스트먼트·에코캐피탈·SK증권·삼성카드·삼성캐피탈 등 명백한 금융사가 의결권 제한규정을 어겼을 때도 경고 조치만 내렸다. 이에 KCH는 "주주에게 손해를 발생시키거나 사외이사 권한을 제한하는 실체적 사안이 아닌 데도 검찰 고발은 과도한 조처"라고 반박했다.
홍 교수는 "아주 중대한 사안만 검찰에 고발하는 게 공정위 취지인데, 이처럼 새로운 유형이자 법 적용 유연성과 연관된 문제를 고발하면 웬만한 사건이 다 고발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라고 조언했다. 또다른 공정거래법 전문 교수도 "공정위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을 고발해 세계 최초로 기소되는 등 최근 공정위가 검찰 고발을 남발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IT업계에선 공정위발 온라인플랫폼 규제가 가속할까 우려한다. 더욱이 지난 14일 서울고법은 네이버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266억원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공정위의 포털 단속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자율규제 기조가 IT산업만 빗겨가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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