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너무 올렸나" 저축은행, 수익성 악화 현실화

강한빛 기자 2022. 12. 18.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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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에 먹구름이 자욱하다.

기준금리 인상기 속 수신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난 데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6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가운데 고객유치를 위해 수신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난 탓이 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5.22%로 전월과 비교해 1.45%포인트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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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저축은행업계에 먹구름이 자욱하다. 기준금리 인상기 속 수신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난 데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환부담이 커진 차주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며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의 각 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순익은 1년전과 비교해 모두 감소했다.

먼저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3분기 순익은 7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 감소했다. OK저축은행은 3% 줄어든 494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8% 줄어든 239억원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웰컴저축은행 237억원, 페퍼저축은행은 156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1년 전과 비교해 27%, 46% 감소한 실적을 받아들였다.

저축은행은 지난해만해도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이익으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황이 반전됐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6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가운데 고객유치를 위해 수신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난 탓이 컸다. 마진을 위해서는 수신금리를 올리는 만큼 대출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법정 최고금리(연 20%)가 존재해 금리를 높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과도한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금리 경쟁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수신금리 인상분이 4분기에 반영되면 이자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5.22%로 전월과 비교해 1.45%포인트 급등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해 4.25~4.50%로 운용하기로 하면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커진 점도 저축은행에겐 골치 아프다. 한국(3.25%)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커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국을 빠져나가게 돼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1.25%포인트 벌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금리 차이가 심해지면 외환시장과 물가에 영향을 어떻게 주냐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내년 전망은 더 안 좋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저축은행:암울한 사업환경, 위기 극복 가능할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저축은행의 산업환경을 '비우호적',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적방향 역시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저하로 인한 순이익 감소로 자본적정성 하방 압력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2.6%로 지난해말(2.5%)과 비교해 0.1%포인트 상승했다. 총여신 연체율은 지난해 6월말 기준 2.7%로 집계된 후 지난해말 2.5%로 0.2%포인트 하락했지만 올해 상반기 상승 전환됐다.

올해 6월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1.9%로 전년말(1.8%) 대비 0.1%포인트, 가계대출 연체율은 4.0%로 전년말(3.7%) 대비 0.3%포인트 각각 올랐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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