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는 왜 위믹스를 버렸나… 상장 폐지 뒷 이야기
[편집자주]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가 위메이드 코인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종료(상장 폐지)하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위메이드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마저 재판부가 거래소의 손을 들어주면서 위믹스는 당분간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거래소들의 애매한 상장폐지 기준과 다른 코인과의 형평성 논란 등 여러 잡음이 들리고 있다. 위메이드가 구축하려던 '위믹스 생태계'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① 위메이드, 가상자산 거래소와 줄다리기… 1차전 고개 숙였다
② 거래소는 왜 위믹스를 버렸나… 상장 폐지 뒷 이야기
③ 4대 거래소서 자취 감춘 위믹스… 위메이드 향후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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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XA는 '업비트 주도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거래지원 종료 발표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공동 대책 마련에 몰두하는 모습이 포착돼 의혹은 짙어졌다. 가상자산 업계는 경쟁 관계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한목소리를 낸 것은 업비트의 '힘'이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업비트는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는 독점적 지위의 사업자로 DAXA 의장사도 맡고 있다. 위믹스는 한때 시가총액이 3조6000억원에 달했던 국내 대표 가상화폐인 만큼 투자자들도 많아 상장 폐지로 인한 혼란은 불 보듯 뻔했다.
가상자산 업계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 자명한 까닭에 빗썸 등 다른 거래소들은 거래지원 종료를 망설였다고 알려졌다.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은 업비트와 다른 의견이었으나 업비트의 공세에 결국 뜻을 굽혔다는 후문이다.
빗썸은 장현국 대표와 인연이 깊다. 장 대표는 빗썸의 사내이사로 재직하기도 했고 빗썸의 최대 단일 주주 '비덴트'에도 3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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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거래소들이 규제 회피를 통해 그동안 벌어들인 수익과 앞으로 벌어들일 수익을 지키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인 상장권과 상장폐지권이 막대한 자산을 축적하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최근 루나·테라 사태로 인해 국회에서 거래소들에 대한 규제를 담은 '디지털자산법'이 발의돼 있고 일부 거래소들은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가상자산 전문가 A씨는 "위믹스 거래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암호화폐 호황기에 쌓아 올린 자산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총자산은 8조1648억원에 달한다. 두나무는 지난 4월 자산 총액이 10조를 넘겨 대기업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2조5937억원)보다 72% 빠졌음에도 7348억원을 기록했다.
2위 빗썸의 올해 3분기 기준 보유한 자산은 2조43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20년 1492억원, 지난해 7821억원, 올해 3분기까진 1516억원이었다.
이미 쌓아놓은 자산이 막대한데 앞으로도 규제를 받지 않으면 수익창출이 무궁무진해, 위믹스 상장 폐지로 생기는 손실보다 기대할 수 있는 이득이 더 크다는 관측이다.
A씨는 올해 5월 불거진 루나·테라 대폭락과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으로 가상자산 업계 자체가 위기에 몰린 만큼 위믹스 상장 폐지를 통해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국의 규제 칼날을 피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고 봤다. 이러한 까닭에 가상자산 거래소가 위믹스를 희생양으로 삼아 규제 광풍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들이 자율규제를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야 법안 제정 동력이 힘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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