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인프라 일단 파이 키우자…현대차, 수소 상용차 집중하는 이유

이형진 기자 2022. 12. 1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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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독일·이스라엘 등에 수소트럭 수출…수소 경찰버스·청소차도 준비
전기차 보완재 역할 필요…"선박·드론 등 타 산업분야 확장까지 고민"
지난해 2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수소충전소에서 현대 수소차 넥쏘가 충천을 하고 있다. 2021.2.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수소차는 전기차와 함께 대표적인 차세대 차량이지만 관련 인프라 구축은 전기차에 비교해 크게 부족하다. 수소차 선두주자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이같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상용차와 연료전지 사업으로 우선 수소차 시장 자체를 키우면서 인프라 확대까지 노린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수소차의 무게 중심을 승용차보다 상용차에 두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에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대형 수소전기트럭으로 180kW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장착돼 한 번 충전으로 4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아직은 3대 공급에 그쳤지만 중동 지역에서 상업적으로 운행되는 최초의 수소전기트럭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앞서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은 스위스, 독일, 뉴질랜드 등에서도 이미 공급돼 운행 중이다. 스위스에 도입된 47대의 경우 2020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누적 주행거리 500만km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지난 8일 국내에서도 엑시언트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수소산업 전시회에서 수소 경찰버스와 청소차, 살수차 등 수소 상용차를 공개한 바 있다. 내년부터 수소 경찰버스를 본격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수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2일 현대차는 유럽 친환경 트럭 제조사인 엔지니어스와 수소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엔지니어스는 유럽의 청소차 시장을 주도하는 파운그룹의 자회사로,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기반으로 청소트럭과 중형 화물 트럭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소 승용차 부분에서는 압도적인 1위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작아 이를 자랑하긴 아쉽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세계 수소 승용차 판매는 1만6195대다. 이중 현대차 넥쏘 판매량은 9591대로 59.2%에 달했다.

작은 시장 규모에 현대차도 2018년 수소차 넥쏘를 출시한 후 이렇다 할 후속모델을 내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넥쏘에 이어 제네시스·스타리아 등의 수소차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었지만, 수소 인프라의 더딘 확대로 두 차종의 수소차 프로젝트를 모두 중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운영하는 수소충전소 정보시스템 '하잉'에 따르면 국내 수소 충전소는 134곳 뿐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보완재 역할로 수소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등의 이유로 중장거리 주행이나 무거운 물건 운반에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저온에선 주행거리도 줄어든다. 반면 수소연료전지는 배터리보다 가볍고, 충전 시간도 전기차보다 짧다.

신재생에너지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역할로서도 수소는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존 화력발전소 등과 비교해 탄소 발생은 적지만 전력 공급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전기 배터리는 방전 시간이 짧은 반면, 수소연료전지는 18개월까지 전력 보관이 가능하다. 정부는 제5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2020~2034)을 통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25.8%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소차를 승용차로만 국한하기보단 상용차나 수소연료전지 공급으로 수소차 산업 자체를 먼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부족한 충전 인프라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수소 경제라는 부분에서 글로벌하게 가속화하고 있다. 차량 개발도 하고 있지만, 상용차나 선박·드론 등 타 산업분야로 확장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수소연료전지는 디젤 연료를 쓰는 트럭, 건설 중장비, 선박 등의 친환경 정책에 맞다. 현대차가 수소 상용차를 수출하는 것은 그쪽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맞는 방향"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전기차는 중단거리용으로, 장거리·대용량은 수소차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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