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만 신났네' 수요 회복조차 선별적…韓 TV·디스플레이 '첩첩산중'

노우리 기자 2022. 12. 1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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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로 10년래 최대 불황을 맞은 TV·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소폭의 업황 반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8일 복수의 시장조사업체와 하나증권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판매 대수가 줄어들며 고전한 글로벌 TV 시장에서 하반기 들어 지역 간 선별적인 수요 회복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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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북미·유럽 TV시장 위축…'저가' 中·중남미는 판매 증가
中 TV·디스플레이만 수혜…"전반적 수요 회복은 내년 하반기에나"
삼성전자가 11월 25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마련한 브라질 상파울루시 매장에서 고객들이 Neo QLED, 더 프레임 등 삼성전자 TV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운집해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2.11.27/뉴스1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로 10년래 최대 불황을 맞은 TV·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소폭의 업황 반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체들의 감산과 판매단가 하락으로 업황이 바닥에 이른 것에 더해 연말 특수라는 계절적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과 LG를 비롯한 국내 TV·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에 따른 수혜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TV 수요 회복 지역이 중국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이라는 점에서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TV를 판매하는 중국 업체들 중심으로 선별적인 주문 회복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8일 복수의 시장조사업체와 하나증권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판매 대수가 줄어들며 고전한 글로벌 TV 시장에서 하반기 들어 지역 간 선별적인 수요 회복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중남미,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올해 3분기(7~9월)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14.5%, 14.6%, 19.2%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북미(-16.0%)·서유럽(-12.9%)·동유럽(-14.9%)·일본(-1.3%) 등의 TV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선제적 리오프닝 정책으로 TV 수요가 감소했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작동했고 중남미 등에선 다른 지역보다 월드컵 효과가 우세했다.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TV 가격 하락도 신흥국 수요 회복에 한몫했다.

문제는 판매가 늘어난 국가들의 경우 저가 LCD TV 제품군이 우세한 곳으로, 중국 기업들의 판매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수요가 줄어든 북미와 유럽은 프리미엄 TV의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TV. 2022.6.1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러한 선별적인 수혜 분위기는 패널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글로벌 TV 패널 시장에서 한국이 2분기와 3분기 각각 전년 대비 35%, 13% 하락한 판매 대수를 기록한 와중에도 중국의 패널 판매량은 작년과 비교해 11%, 16% 증가했다.

기업별 누적 판매 증감률 역시 삼성디스플레이 –44%, LG디스플레이 –15%로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중국 BOE와 CSOT은 각각 7.5%, 12% 상승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들어 LCD TV 패널 사업에서 전면 철수한 점도 판매 대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TV 수요 회복 및 주요 고객사 패널 재고 축적 수요 시그널이 있지만, 이에 따른 과실은 현 시장 구조상 중국 서플라이 체인에 집중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까진 프리미엄 TV의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북미에선 가파른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고, 유럽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 공급난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2023년 TV 에너지효율 기준 강화 규제를 강행하며 8K·마이크로 LED 등 고가 TV 제품군의 경우 판매 자체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도 또다른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를 빠르게 소진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져 통상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본격적인 세트수요 증가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we122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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