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체감 영하 10도에도 시민들 '북적'…윈·윈터 페스티벌 가보니

김예원 기자 2022. 12. 1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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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광장 '윈·윈터 라운지돔' 인기 장소…다양한 이벤트
1시간에 20만원 넘게 벌었다…소상공인들 '미소'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사람들이 윈·윈터 페스티벌 음료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2.12.17/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거대한 얼음 동굴에서 차 한잔 하는 느낌이네요."

17일 오후 2시40분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 '한겨울의 동행축제 윈·윈터 페스티벌'(윈·윈터 페스티벌) 라운지돔엔 두꺼운 패딩을 입고 털모자로 얼굴을 감싼 사람들이 줄지어 늘어섰다. 서울 종로구에서 구매한 영수증을 지참하면 따뜻한 차 한잔을 제공하는 '윈·윈터 페스티벌 무료 음료 이벤트' 때문이다.

애인과 산책하다 투명 돔이 신기해 들어와봤다는 30대 김모씨는 "알밤차는 처음 먹어봤는데, 판매 부스에 비슷한 제품이 많다는 소리를 들어 지금 구경하러 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16일 개막식을 연 '윈·윈터 페스티벌'이 17일 본격적으로 운영됐다. 오후 3시 기준 영하 4도, 체감온도 영하 10도를 기록할만큼 강추위가 기승이었지만 현장은 구경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시민들은 애인 또는 가족과 '동행'해 소상공인 부스를 구경, 버스킹 공연을 관람하는 등 저마다 축제를 즐겼다.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열리는 윈·윈터 페스티벌 음료 이벤트에서 관계자들이 음료를 만들고 있다. 2022.12.17/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소상공인이 만든 차와 버스킹 공연으로 추위 잊어

가장 북적이는 장소는 녹지광장 한가운데 위치한 '윈·윈터 라운지돔'이었다. 오후 2시 기준 100여명의 사람들이 30여개의 빈백(bean bag)과 7개 탁자에 흩어져 수면을 취하거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추운 날씨 탓에 곳곳에 마련된 히터 앞에서 손을 녹이는 시민들도 대여섯명 보였다.

'윈·윈터 페스티벌 무료 음료 이벤트'를 향한 사람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오후 2시부터 30여분 지켜본 결과 10여명의 대기줄이 끊임없이 유지됐다. 제천 황기차, 부안 뽕잎차 등 중소상공인들이 제작 및 판매하는 제품이 현장 제공된다.

윈·윈터 페스티벌 관계자는 "개시 30분만에 50잔 넘게 나갈 정도로 인기"라며 "이번 축제와 상관없이 종로구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한 영수증이기만 하면 된다. 모바일 영수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수증을 챙기지 못해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윈·윈터 페스티벌 관계자는 "카드 구매내역이라도 종로구에 위치한 상점인 사실이 확인되면 융통성 있게 음료를 드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사람들이 윈·윈터 페스티벌 버스킹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22.12.17/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오후 2시30분엔 야외 버스킹 공연도 진행됐다. 평일엔 오후 6시30분, 주말엔 오후 2시30분과 6시30분 두차례에 걸쳐 야외 버스킹 공연이 열린다. 이날 전반부 공연은 재즈밴드 아더라이프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30여분간 캐럴 등 공연이 이어지자 10여명의 시민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페스티벌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10여분 간 버스킹 공연을 구경하던 60대 류모씨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으며 파란 하늘 아래 거니니 운치 있게 느껴진다"며 "송현동 부지는 담장에 가로막혀 있을 때부터 근처를 자주 다녔는데, 이렇게 개방돼 다양한 시민들이 즐기는 공간이 되니 좋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사람들이 판매부스를 구경하고 있다. 2022.12.17/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 1시간에 20만원 팔았어요 '활짝'…일부 품목 온라인 구매만 가능한 점 아쉬워

"갓김치 보고 가세요. 여수에서 직접 만든 겁니다."

광장 안쪽엔 영광 모시잎떡, 제주 톳김 등 지역적 특색이 가득한 물품을 진열한 판매부스 10개가 줄지어 늘어섰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제품을 들어올리며 "이 콩 국내산이에요? 가격이 너무 싼데?"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박영희 청계농장 대표는 "충남 청양에서 직접 재배한 농작물"이라며 "협동조합 등 다른 곳보다 싸게 팔아서 그런지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한 시간 만에 20만원 조금 넘게 벌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부스에서 약초를 판매하는 70대 전모씨는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 사람들이 올까 걱정"이라면서도 "지난해 겨울 동행 축제도 참여했는데 확실히 부스에 참여하니 판매량이 괜찮았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와 떡 판매 부스에서 모시잎떡을 시식한 20대 권모씨는 "윈·윈터 페스티벌은 처음 들어본다"면서도 "지나가던 길에 큰 행사가 열리는 것 같아 들러봤는데, 주변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음식이나 제품을 맛보고 구경할 수 있어서 재밌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온누리 상품권 사용은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부스에 참여한 상인 A씨는 "전체 손님 중 온누리 상품권으로 계산한 손님은 10명 중 1명 정도"라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소비 촉진을 위해 10% 할인된 가격으로 특별 판매되는 온누리 상품권은 9일 기준 준비물량의 74%가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판매되는 소상공인 상품들. QR 코드를 스캔하면 온라인 구매창으로 이어진다. 2022.12.17/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자전거 볼캡헬맷 등 '소상공인 상품 TOP 100'을 선보이는 부스도 마련됐다. '소상공인 상품 TOP 100'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유통센터의 '국민MD 이벤트'를 통해 선정됐다. 1차 전문가 서면 평가를 거쳐 업체 200개를 선정 후 지난 24일 온라인 국민투표를 통해 우수제품 100개를 최종 선별했다.

전시제품들은 제품 앞에 놓인 QR코드 스캔을 통해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 전자기기로 QR코드를 스캔하면 네이버 쇼핑 등 판매 플랫폼으로 이어져 구매하는 방식이다.

현장 구매를 지원하지 않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윈·윈터 페스티벌 관계자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QR코드 스캔법을 몰라 애로를 겪는 분들도 계셨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오후 4시부터는 '윈·윈터 캘리그라피', '윈·윈터 신년운수'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부스 앞 놓인 QR코드를 스캔해 이름과 전화번호, 동반인원을 적고 제출하면 줄서서 대기하지 않아도 이벤트에 참여 가능하다.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마련된 이벤트 투명돔. 2022.12.17/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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