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으로도 못 잡은 물가…내년 통화정책은

노명현 2022. 12. 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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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레이더]
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11월 PPI도
내년 통화신용정책 방향도 공개…최종금리 주목

올 한해 한국은행 통화정책은 물가와의 전쟁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 현상이 발생했고, 경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 완화와 함께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발빠르게 올리며 대응했지만 여전히 5% 이상의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주 통화당국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내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도 관심을 끈다.

내년에도 물가 부담 지속

한국은행은 올해 내내 물가 상승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10월에도 빅스텝을 결정했다. 11월에는 0.25%포인트 인상으로 보폭을 줄였지만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2%포인트 올렸다.

통화당국이 총력을 기울였지만 물가는 잡히지 않았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재편 등 대내외 변수 탓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의 중장기 물가안정목표는 연 2%다. 

한국은행은 오는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올 하반기 물가 상승률과 대내외 물가 여건, 향후 물가전망 등이 제시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경제전망 발표에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3.6%를 제시했다. 누적된 원가상승 부담이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둔화가 상승폭을 일부 줄일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최근 관심은 전기요금에 쏠린다. 한국은행은 내년 물가 상승률을 전망할 때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올해 수준의 가격 인상을 반영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물가 상승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여곡절 끝에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한전채 발행한도 자본금‧적립금 총합의 2배에서 5배로 확대)이 통과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남겨둔 상태다.

한국전력은 조정단가 산정 내역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고,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20일께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높은 에너지 가격과 한전 적자 규모 등을 감안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2일에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도 공개된다. 앞선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7.3%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은 하락했지만 공산품,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등이 급등한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에 한미 금리차까지…내년 통화정책은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발표한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내년에도 고물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미 연준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자이언트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 행보를 멈추고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보폭을 줄었지만 인상 기조는 유지한 것이다. ▷관련기사: 미국 '자이언트'에서 '빅'으로…금리인상 속도조절(12월15일)

특히 내년에도 물가 상승에 대응해 통화 긴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현재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다. 2000년 10월 이후 최대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내년에 추가적으로 0.5%포인트 이상 금리 인상을 통해 정책금리 상단이 5%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미국의 금리인상과 한미 금리차 확대보다 국내 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이 통화정책에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한미 금리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경우 외화유출과 외환시장 불안 등이 야기될 수 있는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한은 역시 내년 상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통화정책을 운영할 전망이다. 다만 관건은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어떤 속도로 올릴 것이냐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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