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한 김진애·남영희·이경 “이태원 유족 49재날, 尹 부부 떡 돌려…무슨 짓인가”

권준영 2022. 12. 1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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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49재날 불참한 尹대통령 내외…범야권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 나와
김진애 “‘개사과’ 모욕 떠올라, 국민의 분노 두렵지 않은가…매일 매일이 부끄럽다”
남영희 “짐승만도 못한 패륜집단과 같은 하늘 아래서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분통터져”
이경 “49재에 떡을 돌려아만 했나…다른 축제현장서 활짝 웃으며 술을 사야 했나”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열린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에어돔 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검희 여사가 17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를 찾아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왼쪽부터)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윤석열 대통령, 이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디지털타임스 DB, 남영희 SNS, 대통령실 제공>
(왼쪽부터)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 <임오경·김진애 SNS, 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 <류호정 SNS>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49일을 맞아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49재 시민추모제'가 진행됐다.

이날 추모 행사 무대 스크린에는 희생자 159명의 사진과 이름이 띄워졌다. 환한 얼굴로 가족, 친구들과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이들의 영상이 나오자 유가족이 통곡을 쏟아냈다. 시민들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스크린을 바라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당 추모제에 불참했는데, 이를 두고 범야권 진영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어 주목된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고의 원인이 청와대 이전 때문', '이게 나라냐' 등의 글을 SNS에 올리면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던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하루 매서운 추위에도 가슴만은 뜨거웠다"며 "짐승만도 못한 패륜집단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분통터져 모인 촛불 시민들과 함께 원 없이 소리쳤다"고 윤석열 정권을 '패륜집단'으로 묘사했다.

남 부원장은 "10·29 참사 희생자 배우 이지한군 어머니는 어제 49재까지로 '이상민 파면 등 책임자 처벌과 대통령의 시민분향소 조문과 진정한 사과의 시간'을 한정했다"며 "새끼 잃은 어미의 절규에 화답하듯 그들은 자신의 둥지에 떡을 돌렸고, 무엇이 그리도 행복한지 술잔을 사며 웃고 즐겼다. 인간이 아니다"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시민들의 외침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그들의 가슴이라도 때리고 싶어서 광장을 뒤흔들만큼 커다란 함성으로 울부짖었다. '윤석열, 한덕수, 이상민은 물러나고, 김건희는 구속 수사하라!'"라고 주장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태원 참사 희생자 49재에 추모는커녕, 성탄절 트리 점등 행사에 나가고 아크로비스타 주민에게 떡까지 돌린 윤석열 김건희 부부"라면서 "'개사과' 모욕이 떠오른다. 국민의 분노가 두렵지 않은가. 매일 매일이 부끄럽다"고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했다.

이경 민주당 대변인도 '49재, 대통령은 어디에'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158'. 그저 숫자가 아니다. 158명의 생명이 가족 곁을 떠난지 49일이 됐다"며 "참사 날 희생자들에게 그리고 지금 유가족에게 '국가'가 존재할까.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같은 날, 다른 축제 현장에서 이렇게 활짝 웃어야만 했을까"라고 직격했다. 이 대변인은 또 "윤석열 대통령, 49재에 아크로비스타에서 떡을 돌려아만 했나"라면서 "49재에 다른 축제현장에서 활짝 웃으며 술을 사야 했나"라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무릇 떠난 이와 유가족들에게 한없이 죄스러운 게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다. 나 역시 오늘 이 시간만큼은 함께 하고자 이태원 거리에 나섰지만, 송구함에 추모제 내내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면서 "하물며 당신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이게 같은 날, 같은 시간 대한민국 대통령이 할 일인가"라고 윤 대통령 내외를 저격했다.

이 의원은 "사과는 고사하고, 응당. 진적에. 자리를 물렸어야할 장관 비호하며 유가족을 우롱하더니. 기어코…"라며 "대통령의 책임은 차치하고, 인간의 도리 최소한의 도리로라도, 이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경건하게 보내는 순간까지 오롯이 추모의 마음과 기도만으로 채울 수 없게 하는, 이게 무슨 짓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유가족이 목에 두른 목도리는 모두의 피눈물과 상처, 고통을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사진 속 같은 빨간 목도리, 가슴이 미어진다"며 "크리스마스 트리 앞의 그들의 환한 미소가 비수 같다. 온 국민의 가슴을 후벼 판다"고 윤 대통령 내외에 거듭 날을 세웠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10·29 참사 49재가 진행되는 이태원 거리는 눈물로 뒤덮였다. 하지만 유가족과 시민들의 절절한 절규를 들어야 할 정부와 여당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윤석열 대통령님, 10·29 참사 49재에 잠시 들를 수는 없었나"라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대통령도, 총리도, 행정안전부 장관도 얼굴조차 비치지 않았다"며 "도리어 대통령 내외는 인근 종로의 페스티벌에 참석해 술잔을 구매하고 있었다. '술 좋아한다고 술잔 샀다고 그러겠네'라는 농담을 건네는 등 시종일관 밝은 모습이었다"고 했다.

이어 "잠시라도 참석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것이 그렇게 어렵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꺼내기가 그렇게 어렵나"라면서 "윤 대통령은 정부·여당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10·29 참사를 외면하는 것인가"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님, 10·29 참사의 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회피하지 말라"며 "참사의 책임으로부터 숨지 말라"고 강조했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희생자들의 부모와 가족, 친구와 애인은 슬픔으로 몸을 가누지 못했고 때론 오열했다"며 "같은 시각 윤 대통령은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버튼을 눌렀다. 대통령 부부의 함박웃음에 어질하다"고 윤 대통령 내외를 저격했다. 류 원내대변인은 "49재가 된 어제, 아니 오늘까지도 국회의 10·29 참사 국정조사는 시작되지 않았다. 사람 됨을 잊은 정치가 기막히다"며 "정말 할 말이 없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49재가 열린 지난 16일 서울 안국역 인근 열린송현광장에서 열린 중소·소상공인 판촉행사 '윈-윈터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개막식에 참석해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 버튼을 눌렀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을 돌면서 '방짜유기 둥근 술잔'을 샀다. 윤 대통령이 "술 좋아한다고 술잔 샀다고 그러겠네"라면서 농담을 건네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여사도 신용카드를 내고 일부 제품을 샀다. 윤 대통령은 개막식 인사말에서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이 서로 힘을 합쳐서 어려움을 이겨 나가야 한다"면서 "대기업만 갖고도 안 되고, 중소기업 또 소상공인만으로 안 되고 서로 힘을 합쳐야 경제가 우뚝 설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전날 윤 대통령 내외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주민들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 방문에는 윤 대통령 부부의 반려견 '써니'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그동안 여러분이 저희 이웃이었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 여러분 덕분에 저와 제 처, 그리고 우리 강아지 식구들 모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을 오래오래 잊지 않겠다"며 "한 달여 전 한남동 공관으로 이사할 때 일일이 감사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외교 일정과 국정 현안으로 감사 인사가 늦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날씨가 추운데 모두 건강하시고, 출근길에 늘 배웅해 준 우리 어린이들을 따뜻한 봄이 오면 관저로 꼭 초청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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