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美 FOMC 고비 넘긴 코스피…박스권 예상되나 여진 가능성도
채권 시장 안정세…자산별 양극화는 지속
한국전력·반도체 업종 주주는 주목
‘산타랠리’를 기대했던 지난주(12월 12~16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고수하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1.21% 내린 2360.02로 장을 마쳤다.
기관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300억원, 1480억원을 사들이는 동안 기관 투자자는 7250억원을 팔아치웠다. 다소 완화되는 듯했던 강달러 현상도 재개됐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14일 1300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하루 만에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섰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로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이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매파 입장이 재차 확인되자 상승분을 되돌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주(12월 19~23일) 코스피지수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 박스권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FOMC 이후 시차를 두고 증시 변동성이 커졌던 과거 사례를 참고하면 뒤늦게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또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 따라 투자 심리가 부정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 美 FOMC 끝났지만…매파적 연준에 여진 남아
매파적 연준에 대한 충격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내주 증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FOMC 이후 시차를 두고 변동성이 확대됐던 경험 등을 감안하면 여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연준의 최종금리 상단이 그리 높지 않아 그 수준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P)로 줄이면서 함께 공개한 점도표(FOMC 위원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금리 전망을 취합한 지표)에서 내년 최종금리를 기존 예상치보다 높은 5.00∼5.25%(중간값 5.1%)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내년 중에는 금리 인하로 돌아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려면 지속적인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s)이 필요하다”며 “그전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증시 상승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FOMC 이후 미국 경기 방향성에 더 주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하면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 높아졌지만… 확진자 급증에 불확실성 확대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증시도 반응했다. 지난 12일 주미중국대사는 외신을 통해 “중국은 지금 코로나 방역 조치를 완화 중이며, 가까운 미래에 더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7일 대규모 PCR 검사를 폐지하는 등 방역 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들불처럼 번지자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 위생당국은 대규모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기존에 실시했던 무증상 환자 집계를 중단하는 등 통계 축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증상자를 제외하면서 13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2249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말에는 일일 신규 감염자가 4만명을 웃돌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소비 확대가 빠르게 이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완화 효과는 빨라야 내년 2분기에나 가시화될 것”이라며 “당장은 위드 코로나 국면이 아닌 코로나 암흑기를 거쳐야 할 상황이라 중국 경기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채권 시장은 점차 안정세…자산별 양극화·부동산 불안은 지속
채권 시장의 경우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겠지만, 자산별 양극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채권안정펀드 가동과 퇴직연금 매수세 등으로 증권사와 금융기관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연말 자금 경색에 대한 경계감은 완화되는 듯한 모습이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부터 공사채, 은행채에서 시작된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세는 회사채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면서도 “연초 채권 발행이 10조원 이상 집중될 수 있어 경쟁이 심화될 수 있고, 우량등급 선호가 나타나면서 양극화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아파트값이 계속 하락하고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 건설사의 운전자금 부담이 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연계된 금융기관의 연쇄 충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상으로 분류될 수 있었던 사업장이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건설경기의 침체가 비단 건설회사와 금융회사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일자리 감소 및 경제 전반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 과감한 부동산 연착륙 정책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큰 이벤트는 없지만… 한국전력·반도체 업종 주주는 ‘주목’
내주 다가올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19일), 한국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21일) 금융안정회의(22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실적 발표(21일·현지 시각) 등이 있다.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에 따라 한국전력 주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한국전력의 적자, 한전법 개정안 부결 등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협의 과정에서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업계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회계연도 2023년 1분기(2022년 9~11월) 실적이 예상대로 부진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마이크론과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이 부진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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