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급 중고 슈퍼카, 수천만원 웃돈 사라졌다

고성민 기자 2022. 12.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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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수요가 꺾이며 가격이 수억원대인 슈퍼카에 붙었던 프리미엄(웃돈)도 사라지고 있다.

18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최근 신차급 페라리 'F8 스파이더'가 웃돈 없이 매물로 나왔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선 웃돈 없이 구매가격 그대로 판매하는 '무피(프리미엄이 없다는 뜻)' 슈퍼카 매물이 종종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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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고가 자동차 수요 꺾여

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수요가 꺾이며 가격이 수억원대인 슈퍼카에 붙었던 프리미엄(웃돈)도 사라지고 있다.

18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최근 신차급 페라리 ‘F8 스파이더’가 웃돈 없이 매물로 나왔다. 2022년 10월식, 주행거리 약 600㎞, 무사고의 신차급 중고차다. 판매자는 차값 5억2500만원과 취득세 약 4000만원, 기타 PPF(Paint Protection Film) 비용 등을 포함해 차를 사는 데 쓴 돈 총 5억7500만원을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빠른 판매를 위해 피(웃돈) 없이 판매한다”며 “F8 스파이더를 피 없이 판매하는 건 최초일 것”이라고 적었다.

웃돈 없이 매물로 나온 신차급 페라리 ‘F8 스파이더’의 모습. /엔카닷컴

F8 스파이더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취등록세를 포함한 총구매가격에 약 5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차를 계약하고 인도 받기까지의 대기 기간이 약 3년으로 길어, 3년 뒤 가격이 오르는 점을 감안했을 때 웃돈을 주더라도 빨리 차를 받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대기 수요가 적체되면서 페라리에서 신규 계약을 받지 않아 희소성이 커졌고, 일부 매물은 1억원까지 웃돈을 부르기도 했다.

F8 스파이더가 원금 수준에서 매물로 나온 건 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구매는 통상 할부로 이뤄지고, 슈퍼카는 특히 리스 구매가 많다. 과거엔 리스 승계로 중고차를 사면 기존 이용자의 금리를 그대로 승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캐피탈사에 따라 리스 승계를 할 때도 금리를 1~3%포인트(P) 올린다. 신차 구매뿐 아니라 중고차 구매도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선 웃돈 없이 구매가격 그대로 판매하는 ‘무피(프리미엄이 없다는 뜻)’ 슈퍼카 매물이 종종 등장하고 있다. 람보르기니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우루스’ 역시 대기 기간이 3년에 달하고 신규 계약을 더이상 받지 않는 차로 유명하다. 우루스는 올 상반기에 일반 모델이 약 3000만원, 디자인·색상 특화 모델 ‘우루스 펄 캡슐’이 약 5000만원 웃돈이 붙어 거래됐으나, 최근엔 구입가 수준인 약 3억7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500만~1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었던 포르셰 SUV ‘카이엔 쿠페’ 역시 누적 주행거리가 20㎞ 안팎인 신차급 중고차가 무피로 중고차 시장에 여러대 나와 있다. 무피 매물이 쌓이자, 가격을 구입가보다 약간이라도 더 저렴하게 인하한 중고차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

중고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슈퍼카 거래가 최근 들어 뚝 끊겼다”면서 “슈퍼카는 할부로 구매한 사람들이 많은데, 당시 저금리로 할부를 받았더라도 중고차 매물로 나오면 리스 승계 승인이 안 되고 금리가 올라 수요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카는 고가다 보니 할부 금리에 더 민감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일반 수입차 브랜드의 중고차 가격도 내림세다. 엔카닷컴이 주행거리 6만㎞ 이내, 무사고, 2019년식 인기 차종의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중고차 시장에서 전월 대비 이달 가격이 3.40% 하락했다. 아우디 ‘A4′와 벤츠 E클래스는 각각 2.74%, 볼보 ‘XC60′은 2.22%, BMW 5시리즈는 1.83% 가격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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