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면허 유지 강화된다

이경탁 기자 2022.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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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택시와 화물차 등 영업용 차량의 고령 운전자들에 대한 면허 유지 자격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통안전공단은 현재 만 65세 이상 화물차·택시 운전자를 대상으로 자격유지검사를 시행 중이다.

정부가 고령 운전자들에 대한 관리와 면허 유지 조건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은 최근 고령 운전자 비율과 사고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수는 지난 10월 말 기준 433만7080명으로 전체 운전자의 12.7%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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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택시와 화물차 등 영업용 차량의 고령 운전자들에 대한 면허 유지 자격을 강화하기로 했다. 고령 운전자들의 비중이 늘면서 교통사고 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일러스트=손민균

18일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공단은 최근 만 65세 이상 운전자들의 의료적성검사 재표준화 작업을 실시해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교통안전공단은 현재 만 65세 이상 화물차·택시 운전자를 대상으로 자격유지검사를 시행 중이다. 이 검사는 인지능력, 주의력, 공간 판단력 등 운전에 필요한 기능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65세 이상 70세 미만은 3년, 70세 이상은 1년 주기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화물차와 택시 운전자는 이 자격유지검사를 의료적성검사로 대체할 수 있는데, 민간 의료기관의 합격 판정 기준이 낮아 여러 차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교통안전공단은 혈압·혈당·치매·신체 기능 등 모든 검사의 적격 기준치를 상향하기로 한 것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올해 안에 재표준화 작업을 완료하고 국토부 고시로 되어있는 규정도 개정해야 한다”며 “새로운 검사 표준안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고령 운전자들에 대한 관리와 면허 유지 조건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은 최근 고령 운전자 비율과 사고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수는 지난 10월 말 기준 433만7080명으로 전체 운전자의 12.7%를 차지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가해운전자 연령층별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2015년 2만3063건에서 2018년 3만12건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3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용 차량은 고령 운전자의 비중이 더욱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지역 법인택시 기사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이었다. 75세 이상은 9.2%, 80세 이상도 1.2%나 된다. 개인택시 역시 전체 기사의 53%가 65세 이상으로 조사됐다.

지난 2일 경남 창원시에 발생한 택시 추돌 사고.

금융 당국과 보험사들도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대응에 나서고 있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 증가는 보험사의 손해율을 높이고, 이는 자동차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손해율은 사고 보상금을 보험료로 나눈 비율로 사고가 자주 발생할수록 올라간다.

지난해 기준으로 12개 손해보험사의 65세 이상 운전자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65세 이하 운전자보다 5~1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고 발생시 처리 비용 등을 지원하는 운전자보험의 손해율도 50대 이하는 54.2%에 그쳤지만 60대는 64.5%, 70대 78.1%, 80대 이상은 263.9%에 달했다.

고령 운전자들의 자진 면허 반납 정책도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각 지자체는 면허를 자진 반납한 고령 운전자에게 10만~3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제공하는 등 여러 혜택을 주고 있지만, 자진 반납률은 최근 3년 연속 2%대에 머물렀다.

이에 삼성화재는 지난 9월 ‘고령 운전자 연령대별 교통안전대책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고, 연령대별 사고 위험도를 고려해 운전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주기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면허 자진반납 시 혜택을 연령대별 맞춤형으로 제공해 고위험 고령 운전자들이 스스로 면허를 반납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9월 고령 운전자가 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대중교통 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해를 보장해주는 특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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