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융시장 기상도⑤]시장안정 방점 둔 금융당국

김형섭 기자 2022.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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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자금시장 급한 불 껐지만 리스크 잔존…정책 지원 차질없이 추진
美 통화긴축 기조 장기간 유지 따른 기업·가계 금리 부담도 우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2.1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금융당국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과 자금시장 경색 속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내년에도 금융시장 기상도가 여전히 다양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흐림'에 가까운 만큼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지난 10월 불거진 자금시장 경색 사태를 전후로 주말마다 회의를 가져왔으며 내년에도 당분간 회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금융과 통화, 재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일정 부분 시장 안정화를 이뤘지만 아직도 여러 리스크가 잔존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이 내년 금융시장의 불안정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은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에 따른 자금쏠림과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려온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 유지로 인한 금리 부담 등이다.

우선 자금경색 사태의 경우 최근 단기자금시장과 회사채 시장이 은행 예대율과 보험사 유동성 규제 등의 완화로 조금씩 안정세를 되찾아 가고 있지만 긴장감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가 본격화돼 일부 증권사와 저축은행 등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고 자금조달 과당 경쟁으로 인한 자금쏠림 등 밀찰 관리가 필요한 리스크 요인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 수단인 기업어음(CP) 금리가 최근 1년8개월 만에 하락하며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완화되는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지만 3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연말 대이동,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 속 비은행에서 은행으로의 역(逆)머니무브 확대 등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년까지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기존에 발표했던 정책 프로그램의 차질 없는 추진에 주력할 방침이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는 내년 1월까지 5조원의 추가 캐피탈콜(펀드 자금 요청)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국책 금융기관을 통해 기업의 회사채 발행 지원을 위한 5조원 규모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1조원 규모의 건설사 보증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도 실제 매입을 개시한 데 이어 건설사 협의를 통해 매입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연말 자금시장 특수성을 감안해 비정상적인 자금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사들에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자제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하면서 점검도 지속할 방침이다. 금융시장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퇴직연금의 연말 이동상황과 역머니무브, 자금조달 과당경쟁 등을 철저히 관리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국내 기업과 가계로의 금리 부담 전이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종전 3.75~4.0%%에서 4.25~4.5%로 0.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22년 만에 최대치인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특히 내년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5.1%로 제시하며 지난 9월 예상했던 4.6%보다 0.5%포인트 끌어올려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데 금융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5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미국 금리인상 폭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나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미국 통화긴축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기업 및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금융시스템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에 따라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는 만큼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기업과 사상 최대치의 부채를 짊어진 가계의 금리 부담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 대비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씀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이를 반영해 오를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최근 주 단위로 진행 중인 대출금리 모니터링 같은 금리 인하 압박도 강도를 더해갈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일부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 신호에 따라 서민·취약계층의 수요 비중이 높은 전세대출 금리를 낮췄는데 이같은 흐름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확산이나 우대금리 적용, 이자 상환 유예 등의 자율 지원책 등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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