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방송, 외국어방송 뭐가 맞지' 광주 GFN 명칭 딜레마

송창헌 기자 2022.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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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영어방송 라디오 채널을 즐겨 듣는다는 동남아 출신 A씨와 영어권 호주에서 온 B씨의 공통된 질문이다.

그러나 해당 방송국의 공식명칭은 '(재)광주영어방송'.

부산시 출연기관인 부산영어방송(BEB)이 한글 명칭 그대로 'English'를 사용하고 있는 점과도 비교된다.

광주영어방송 관계자는 "오랜 시간 GFN으로 익숙해진 점도 있고, 행정적 재정적 부담도 적잖다 보니 명칭 논란을 이해하면서도 쉽사리 변경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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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직역하면 '광주외국어방송'…실제 중국어, 베트남 프로그램도
방송통신위 승인, 조례 개정, 안내판 등 부담 커 그대로 유지

[광주=뉴시스] 광주영어방송 전경.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외국어방송국인데 왜 '영어방송'이라 부르지?"

광주영어방송 라디오 채널을 즐겨 듣는다는 동남아 출신 A씨와 영어권 호주에서 온 B씨의 공통된 질문이다.

방송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GFN'은 Gwangju Foreign language Network의 이니셜로, 직역하는 '광주외국어방송국(망)'이다.

그러나 해당 방송국의 공식명칭은 '(재)광주영어방송'. 광주시가 출연한 19개 공공기관 중 하나로, 시는 매년 20억 원 안팎을 출연금 명목으로 지원하고 있다.

명칭만 놓고 보면 외국인들 입장에선 '그럴싸한 헷갈림'이다. 더욱이 간판은 영어방송이지만 하루 2시간씩 중국어, 주말 4시간 베트남어 프로그램에 할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어방송이 더 어울린다.

광주지역 등록 외국인 중 베트남과 중국이 1, 2위를 차지하고, 다음으로 우즈벡,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몽골, 태국, 러시아 순이고,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은 죄다 10위권 밖이고, 영어권 인구를 모두 합쳐도 2000명이 채 안돼 베트남의 3분의 1, 중국의 2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청권인 전남까지 포함해도 전체 외국인(4만5000여명) 중 베트남과 필리핀, 태국 등 동남·서남 아시아가 70%가 넘고, 미국과 캐나다, 오세아니아는 모두 합쳐 1.5%에 불과하고, 유럽 전역을 더해도 3.5%에 그쳐 비영어권이 절대 다수다.

인구수로만 따지면 중앙 또는 서남아시아권 언어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보다 필요하고, 그런 점에서 외국어방송이 더욱 적확한 명칭인 셈이다.

부산시 출연기관인 부산영어방송(BEB)이 한글 명칭 그대로 'English'를 사용하고 있는 점과도 비교된다.

명칭을 두고는 방송국 스스로도 딜레마다. 국적별 외국인 비율이나 다문화시대 외국인에 대한 정보제공을 주된 목적으로 한 설립 취지 등에 비춰보면 외국어방송이 맞는 표현이지만, 절차 등이 발목을 잡아서다.

기본적으로 대통령 직속 방송통신위원회의 까다로운 변경 승인을 거쳐야 하고, 조례 개정도 짐이지만 14년째 익숙한 명칭을 바꿔야 하고, 각종 안내판과 서류, 인터넷망, 뉴미디어 플랫폼도 죄다 손질해야 하고 상당한 재정적 부담까지 불가피해서다.

지난 2019년, 명칭 변경 논의가 잠깐 진행되다 유아무야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영어 사대주의'로 까지 비춰질 수 있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명칭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광주영어방송 관계자는 "오랜 시간 GFN으로 익숙해진 점도 있고, 행정적 재정적 부담도 적잖다 보니 명칭 논란을 이해하면서도 쉽사리 변경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말했다.

한편 2009년 개국한 광주영어방송은 광주(98.7㎒), 여수(93.7㎒)에 2개 주파수를 보유한 전국 유일의 영어방송으로, 24시간 제작되고 있다. 방송통신발전법에 따라 내·외국인을 위한 재난·재해 방송도 실시 중이고, 지난 10월에는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베트남 국영방송과 특집 프로그램을 공동 제작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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