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한스푼] "변기 뚜껑 꼭 닫고 내리세요"...천장까지 오염수 튄다
변기 비말, 초속 2m로 분출…천장까지 튀어 올라
5㎛보다 작은 비말 입자, 공중에 몇 분간 떠 있어
"실제 공중화장실의 비말 오염 더 심각할 수도"
[앵커]
변기 물을 내릴 때 작은 물방울, 비말이 튀어 오른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그 심각성을 알기 어려운데요.
그런데 미국 연구진이 변기 밖으로 튀어나오는 비말을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마 이 영상 보시면 앞으로는 변기 뚜껑을 꼭 닫고 물을 내려야겠단 생각 드실 겁니다.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북미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뚜껑 없는 변기입니다.
변기에 물을 내리자 작은 물방울들이 빠르게 튀어 오릅니다.
마치 용암이 분출하듯 광범위하게 퍼집니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연구팀이 2대의 레이저를 이용해 변기 물을 내릴 때 튀어 오르는 비말을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비말은 초속 2m로 분출됐는데, 성인 여성의 호흡기 높이까지 순식간에 튀어 올랐습니다.
분출 방향은 주로 뒷벽을 향했지만, 천정까지 튀어 올랐다가 앞으로 퍼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비말 입자의 속도는 마치 로켓처럼 빠르게 튀어나온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또, 무거운 비말은 몇 초안에 가라앉았지만, 5㎛보다 작은 입자는 공중에 몇 분간 떠다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존 크리말디 /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 교수 : 변기 물이 내려갈 때의 물리 현상을 이해하고, 이때 병원체의 노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로 화장실에서의 행동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연구팀은 화장실 변기가 배설물을 제거하는 데 효율적이지만, 상상 이상으로 오염된 비말을 밖으로 내뿜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변이나 휴지 등이 없는 상태에서 실험이 진행됐으며, 화장실 칸막이나 사람 없었기 때문에 실제 공중화장실에서는 오염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변기 물을 내릴 때 비말이 튀어나와 대장균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각종 병원균을 옮길 수 있다는 건 60여 년 전부터 확인된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는 이를 처음으로 시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YTN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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