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터줏대감이 나선다"...위기가구를 찾아라
[앵커]
동네 주민들이 나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를 찾아내는 곳이 있습니다.
주로 한 동네에 수십 년씩 살아온 터줏대감들인데, 정부나 지자체가 일일이 찾아내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들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이들과 동행했습니다.
[기자]
서울 장위동에서만 50년 넘게 살아 동네 사정에 밝은 송창순 씨.
두 달 전부터 다른 주민들과 함께 주택가나 임대아파트를 돌며 구청 복지정책과 직통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찾아 나선 겁니다.
동네 터줏대감 식당이나 부동산은 필수 코스입니다.
[전영임 / 공인중개사 (서울 장위동) : 남자 혼자 사는 분이 저번에 다리를 다쳐서 일도 못 하는데, 어려운 이웃을 쉽게 찾을 수 있으니까 우리가 더….]
지난 두 달 동안 송 씨를 비롯한 자원봉사자 120여 명이 찾아낸 서울 성북구 위기가구는 모두 23가구.
YTN과의 동행 취재에서도 기초노령연금 등 월 47만 원으로 생활하던 어르신 1명이 위기가구로 발굴됐습니다.
이들 가구엔 복지공무원이 상담을 통해 긴급지원과 돌봄 서비스 등을 지원합니다.
[송창순 / 서울 장위동 : 구석구석 돌다 보니까 너무 어려운 가정이 많은 거예요. 기초생활수급자나 홀몸노인뿐만 아니라 청소년 가장이나….]
야쿠르트가 담긴 전동카트를 타고 86살 노재수 어르신 댁을 방문한 이소율 씨.
평소 어르신이 즐겨 찾는 요플레를 건네며 잠시 말벗이 되어줍니다.
"이건 곰. (이게 더 귀여운 것 같아요, 이것보다.)"
배달하며 만난 고객 가운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발견하면 즉시 주민센터에 연계해주고 있는 겁니다.
"금호2,3가동 주민센터로 전화하셔서 언제든지 도움 요청하시면 되거든요."
생활고를 겪고 있지만 복지 혜택을 못 받는 가구를 관할 지자체 공무원이 일일이 발굴해 관리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동네 토박이'들이 현실적인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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