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그리스에 반환하기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박물관에 소장된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3점을 그리스에 반환하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16일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3점을 그리스 정교회 수장인 베아티투데 레로니모스 2세 앞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환할 예정인 조각품 3점은 파르테논 신전을 장식했던 말머리 조각, 소년과 수염을 기른 남자의 두상이다.
교황청은 이번 반환에 대해 “진리의 세계적인 길을 따르려는 교황의 진정한 열망의 구체적인 표시”라고 설명했다. 최근 서양 박물관을 중심으로 약탈 문화재 반환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황청도 동참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은 그리스 정부와 ‘엘긴 마블스’ 반환을 놓고 협의 중인 영국 정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엘긴 마블스는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에 점령됐던 19세기 초 당시 오스만 제국 주재 영국 외교관이었던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가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간 대리석 조각들을 말한다. 현재 런던의 영국 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며 엘긴 백작의 이름을 따 엘긴 마블스로 불린다.
영국 정부와 영국 박물관 측은 그동안 엘긴 백작이 오스만 제국의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반출한 문화재이기에 반환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최근 태도를 바꿔 그리스 정부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부 장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관대한 결정”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멘도니 장관은 영국 박물관으로부터 엘긴 마블스를 돌려받기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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