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5도 강추위에도 주말 도심 집회 계속…한때 교통 혼잡도 (종합)
삼각지역서 촛불행동 VS 신자유연대 '맞불' 집회
"퇴진이 추모다" 외치며 김건희 논문 검증단, 화물연대 발언도
경찰, 세종대로 전차로 통제하고 가변차로 등 설치 운영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한낮에도 영하 5도에 달하는 강추위에도 불구, 이번 주말 도심 집회는 이어졌다. 윤석열 퇴진과 이태원 참사에 대한 추모를 내세운 진보 단체, 대통령을 지키고 ‘주사파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 단체들이 한파에도 도심 한복판을 점거함에 따라 인근 교통이 한때 불편을 겪기도 했다.
촛불전환행동(촛불행동)은 17일 오후 3시 삼각지역 인근 전쟁기념관 북문에서 집결, 시청역 인근 숭례문 일대까지 행진을 했다. 이후 오후 4시 30분쯤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는 본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촛불행동이 매주 연 19번째 집회이자,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전국 집중 집회였다. 이날 주최측 추산 약 10만명이 몰렸으며, 한파 속 참가자들은 모두 롱패딩, 목도리와 털모자, 담요 등으로 중무장하고 ‘패륜정권 퇴진’, ‘윤석열은 퇴진하라’, ‘퇴진이 추모다’ 등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행진을 했다.
행진 이후 본대회에는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검증한 범학계 국민검증단이 논문 검증 내용을 담은 ‘영부인의 논문’ 백서 배포와 더불어 발언대에 올랐다. 양성렬 국민검증단 대표는 “김 여사와 대통령실에서는 논문 표절에 대해서도 아무런 사과, 언급 및 후속 조치가 없었다”며 “명백한 표절에 대해 국민 여러분도 직접 판단하고, 역사도 이를 기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2주 간의 총파업을 끝낸 후 지난 12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화물연대도 발언에 나섰다. 오남준 화물연대 부위원장은 “이태원 참사에서 소중한 생명을 지켰어야 하는 국가는 그러지 않았고, 화물연대에 대해서는 모든 행정기관을 동원에 처참하게 파업을 무너뜨렸다”며 “정부는 ‘노조 죽이기’에만 혈안이 돼있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촛불행동 측은 ‘100만 범국민선언’을 위해 계속해서 촛불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촛불행동에 따르면 이날까지 ‘윤석열 퇴진 100만 범국민선언’에는 약 19만명이 참여했다. 우희종,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더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알려달라, 다음 전국 집결 대회인 내년 1월 14일에 추가로 보고하겠다”며 집회 참여자들을 독려했다.
오후 3시쯤 집결한 촛불행동의 맞은편에는 보수 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 등도 맞불 집회를 열었다. 또 동성애·퀴어 축제 반대 조직위원회 2000여명 역시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교육과정 개편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진행했다.
보수 단체들도 진보 단체에 맞서 계속해서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집회 신고를 통해 선순위를 확보했다”며 “촛불행동의 집회를 막기 위한 봉쇄작전을 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 사이의 거리를 확보, 통제해 충돌 등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광화문 인근에서도 전광훈 목사, 자유통일당 등 보수 단체들은 ‘주사파 척결’을 주장하며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경찰에 신고한 규모는 1만명이며, 동화면세점 등 앞에서 모여 ‘문재인과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을 외치며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었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부터 시작, 3시간 넘게 이어진 끝에 오후 7시 40분쯤 마무리됐다. 본대회 말미에는 노래에 맞춰 촛불을 켜는 ‘촛불 퍼포먼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관련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며 “윤석열은 퇴진하고 새해에는 보지 말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에도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촛불집회의 무대와 인파로 인해 세종대로(태평교차로~숭례문 구간)의 전 차로는 통제돼 한때 차량 평균 속도가 시속 4~5㎞를 밑돌며 정체를 겪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가변차로를 설치하고 통행을 안내했다. 또 안내 입간판 53개, 교통경찰 220여명을 배치해 관리에 나섰다.
권효중 (khj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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