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뉴스] 주차장에 방? 주방엔 변기…기이한 '불법 원룸'

윤정식 기자 2022. 12. 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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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윤정식 기자의 발품뉴스 시간입니다. 불법 쪼개기 원룸, 집주인이 억지로 원룸 하나를 여러 개 방으로 나눈 걸 말하는데요.

방에 화장실이 없거나 주방에 변기가 있는 괴상한 구조, 그 현장을 윤정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노량진 원룸촌입니다.

한 건물에 들어가자 개미굴 같이 좁고 구불구불한 복도가 나옵니다.

양 옆은 방들로 빼곡합니다.

방문 하나를 열었더니 또 다른 복도와 방들이 나옵니다.

건축물대장에 나타난 이 건물 전체 가구 수는 다섯.

하지만 현장에서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15가구입니다.

방 하나를 불법 개조해 쪼갠 겁니다.

[A씨/부동산 중개인 : 최대한 작게 지어야 하나라도 세입자를 더 많이 받잖아요.]

가까운 또 다른 원룸입니다.

겉은 평범한 주택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철문 독방이 수용시설 같은 분위기마저 풍깁니다.

이 건물도 건축물대장에는 2층과 3층에 5가구씩 등록돼 있습니다.

실제는 어떨까?

[A씨/부동산 중개인 : {2층에 몇 호 있는 거예요?} 11호요. {3층은 몇 호 있어요?} 11개, 12개 있어요.]

이번엔 신림동.

불법의 종류는 다양했습니다.

보증금 200에 월세 20만 원. 비교적 저렴한 방이긴 합니다.

그런데 특징이 주차장 방이라고 돼 있어요.

이 건물에 대장을 떼봤더니 지하 1층에 주차장은 있는데 방은 없거든요.

어떻게 생긴 방이라는 건지 일단 한번 가서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지하 주차장에 들어서자 문이 보입니다.

창고로 보이는 이 곳이 임대 중인 원룸입니다.

[B씨/부동산 중개인 : {원래 불법이겠군요.}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모든 원룸이 다 그래요. 이사를 할 수가 없지. 우리나라 망하죠, 이런 걸 다 불법으로 치면…]

원래 방이 아니다 보니 화장실은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이런 기이한 구조의 원룸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주방에 화장실 변기가 함께 있는 방이 있는가 하면 복층 구조라 해놓고 2층엔 앉아 있기도 힘든 구조인 곳도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다지만 문제는 없는 건지 전문가에 물어봤습니다.

[안형준/전 건국대 건축대학장 : (화재 발생 시) 원래 한 가구의 안전시설인 스프링클러나 피난 대피로에 진입해야 하는데 이렇게 쪼개면 나머지 가구들이 이용할 수 없겠죠. {단속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강제이행금을 물고 계속 사용하는 곳이 많아요. {강제이행금이 렌트비가 아니잖아요.} 그렇죠 벌금인데 벌금을 물고라도 불법 건축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 쪼개기 원룸에 살던 사람을 만났습니다.

[C씨/쪼개기 원룸 거주 피해자 : 제 생각에는 그냥 임시 벽으로 덧댄 것 같아요. {옆집에서 뭘 하는지 다 들리겠네요.} 네, 그냥 무슨 대화를 하는지, 그분들 이름까지 저는 다 알아요. {집이 어느 쪽이에요} 이쪽으로 가긴 하거든요. {가볼까요?} 아니요. {싫으세요? 그 집 생각하기 싫으세요?} 네.]

이런 집들은 대학가 혹은 서민 밀집 지역에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곳에 들어간 세입자들은 다시 생각도 하기 싫은 기억만 남기고 나오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송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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