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값싸게 보지 마세요” 佛샴페인과 비교해달라는 이 나라 와인 [생생유통]
호주 와인엔 ‘진한 과실 풍미의 저가 와인’이라는 낙인이 찍혀있다. 근거 없는 편견은 아니다. 1788년 첫 포도나무가 뿌리내린 이후 호주는 주정강화 와인에 주력했다.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도 박리다매형 와인, 이른바 ‘슈퍼마켓 와인’ 양산에 몰두하는 와이너리가 많았다. 기계로 한꺼번에 밀어내듯 수확해 양조설비 안에 통째로 넣고 강한 오크향을 묻혀 ‘와인의 느낌’을 낸 와인이 팽배했던 것이다. 포도 품종, 밭의 특징, 생산자의 개성 등을 따지지 않았다. 자연스레 호주 와인은 고급 와인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졌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호주 와인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해안부터 내륙까지 다양한 호주 기후, 지형적 특성, 토양을 고려해 적합한 품종을 고려하는 와이너리가 속속 생겨나면서다. 전통 양조법에 구애 받지 않고 창조적인 기법을 개발해 높은 품질의 와인을 빚어내며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다. ‘호주=가성비 쉬라즈’라는 등식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낡은 프레임이 됐다. 현재 호주 전역에 65곳의 와인 산지에서 100여종 넘는 포도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최근 발표한 ‘2022 11월 테이스팅 보고서’에서 호주 와인 가운데 리즐링, 세미용, 피노누아를 각각 주로 쓴 와인을 최고로 평가했다. ‘단순하고 직설적이다’라는 호주 와인에 대한 선입견을 뒤엎고 우아함을 표현해내는 와인도 나오고 있다.
한국 와인 시장을 공격적으로 두드리는 곳 중에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둔 아콜레이드 와인이 있다. 50여개 브랜드 와인을 140여개국에 수출 중인 아콜레이드 와인은 세계 5위권 업체다. 최근 아콜레이드 프리미엄 와인메이커 크레이그 스탠스버로우는 한국을 찾아 글로벌 브랜드 중 프리미엄 와인 신규 빈티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와인처럼 숙성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우스 오브 아라스’는 호주가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샴페인 하우스를 능가하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와이너리다. 2년 전 와인 전문지 디켄터는 ‘올해의 최고 스파클링 와인’으로 이곳 ‘아라스 이제이 카 레이트 디스고르쥬(E.J Carr Late Disgorged)’ 2004 빈티지를 선정했다. 250년 넘는 전통의 프랑스 유수 샴페인 하우스를 제치고 세계 최고 스파클링 와인으로 우뚝 선 것이다. 아라스는 와인 메이커 에드 카가 1995년 세계 최고 스파클링을 양조하겠다는 포부로 호주 남동쪽 끝 태즈메이니아에 설립했다. 아라스 브뤼 엘리트와 아라스 블랑드 블랑, 그랑 빈티지뿐 아니라 최상급 라인인 이제이 카 레이트 디스고르쥬도 국내에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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