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학의 미리미리] 기업 D&I, 인류지속을 위한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하라
[미디어오늘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
'D&I 유행' 따라잡기 급급한 기업
이제는 기업의 유일한 목표가 잉여자본의 극대화가 될 수 없는 세상이다. 기업도 결국 인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경제 공동체인 까닭에 인간과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기업의 책무이자 목표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가 인간답게 노동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소비자가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도 기업이 제공하는 재화의 기본값이 윤리적 소비가 될 수 있도록 하며, 환경이 지금 당장의 이윤창출만을 위해 착취되고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속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은 기업활동에 모두 필요한 일이다.
이 때문에, 기업경영을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경영자가 경영철학을 공고히 할 때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고 구체적인 실천들로 이어진다. 숙고를 바탕으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P&G, 디즈니, 넷플릭스 등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D&I(Diversity and Inclusion, 다양성과 포함)를 주요한 기업의 역할로 설정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도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D&I를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하며, 삼성과 GS 등 주요 기업에서 D&I실을 만들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한국 기업들의 경우에는 D&I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경영철학보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시작하게 된 상황이기 때문에 D&I의 개념이나 가치 그리고 실천 방법을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롭게 유행하는 사회공헌사업 정도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2000년대 들어 기업의 본질과 관계없이 '보기 좋은' 마케팅용 사회공헌활동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유행했다. 그러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관계없이 기업은 여전히 세상을 망치는 방식의 이윤창출 활동을 유지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2010년대에는 기존 CSR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것을 제시하는 CSV(공유가치창출: Corporate Shared Value)가 제시되었다. 이때에도 많은 기업은 근본적으로 기업의 역할을 고민하는 철학적인 숙고를 하기보다는 CSR부서를 CSV로 이름만 바꾸는 곳이 많았다. 내실이 있는 D&I는 가능할 것인가?
D&I는 따뜻한 말들을 늘어놓는 수사가 아니다
D&I를 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우선 다양성과 포함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양성과 포함을 합쳐서 D&I(디앤아이) 혹은 DI(디아이)라고 부른다. 다양성과 포함이 추구하는 가치는 평등(Equality)이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의 인식 향상과 사회구조(제도와 문화)의 변화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D&I에 형평성(Equity)를 더해서 DEI, 거기에 접근성(Accessibility)를 더해서 DEIA로 부르기도 한다. 두 개념을 추가함으로써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실천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이 두 개념은 사실 다양성과 포함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그 안에 이미 포함돼야만 하는 개념이다. 이렇게 따로 꺼내서 이야기하는 흐름이 만들어 진 이유는 다양성과 포함을 구조적인 불평등과 억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를 배려, 포용하자'는 식의 개인적인 실천 혹은 따뜻한 마음 정도로 적용해온 역사 때문이다. 강조하지만, 구조적인 변화를 외면하고 개인적인 실천만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세상도 바뀌지 않을 뿐더러 기업이 충분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다양성은 그저 '모든 사람은 다 아름다워요', '서로 사이좋게 지내요'와 같은 따뜻한 말들을 늘어놓는 수사가 아니다. D&I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사회구조에 의해 발생하는 권력과 억압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차별, 폭력, 억압, 배제, 소외를 만들어내는 권력의 격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다양성의 핵심이다.
다양성(Diversity)과 포함(Inclusion)은 하나의 짝이다. 하나의 기준만이 정답, 표준, 정상이 되는 획일성을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라 다양성이 환대, 존중, 축하받을 수 있을 때 모두가 포함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모두가 포함되는 사회가 될 수 있고 모두가 동등한 주체로 포함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모든 이의 다양성을 환대하고 축하할 수 있기 때문이다.
D&I의 정의와 개념
오해를 해소했다면 개념부터 제대로 정의해야 한다. 정확한 개념 없이 유행하는 용어로 쓰이는 D&I의 사례로 첫 번째는 다양성(diversity)을 권력의 관점이 빠진 '여러 가지(variety)' 정도로 쓰는 것이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고 다양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정도로 한정하며 이는 '너와 나는 다르다. 너도 맞고 나도 맞다'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차별적인 언행을 하는 사람이 '왜 나의 다양성은 존중해 주지 않냐, 내 언행이 차별이라고 하지 마라'고 무척 잘못된 적용을 하는 사례가 생긴다. 다양성은 누가 정상(normal)과 비정상(abnormal) 그리고 우월함(superiority)과 열등함(inferiority)을 나눌 수 있는 권력(power)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사회구조(social Structure)를 통해 어떻게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억압(oppression)이 되고 있는가를 볼 수 있는 관점이다. 그리고 그 억압의 구조에 균열을 내 억압당하는 사람들이 해방(liberation)될 수 있도록 하는 실천이다. 그 실천이 포함(inclusion)이다.
두 번째로 흔히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포함(inclusion)을 포용(tolerance)로 쓰는 경우다. '세상의 기준과 조금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자'라는 시혜적인 태도다. 포함은 모든 사람이 동등한 주체로서 한 공동체에서 평등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포용(tolerance)은 우월한 지위를 가진 쪽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너그러이 받아주는 시혜적인 자세를 기본으로 한다. Inclusion(인클루전, 포함)은 포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 않다.
D&I는 권력의 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억압의 구조에 질문하고 도전하여 억압의 구조에 균열을 내는 반억압(anti-oppression) 작업이다. 억압에 반대하고 평등과 해방의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교육, 제도, 문화를 만들어 가는 활동이다.
이를 위해 사회적 특권과 억압(social privilege and oppression)을 유지, 강화하는 사회구조가 우리 모두를 사람답게 그리고 자기 모습대로 살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사회적 소수자를 '허락', '허용'하는 시혜적인 '관용'이나 '포용'의 우월적인 태도가 아닌 모든 사람이 '마땅히 환영'받고 독립된 주체로서 평등하게 존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포함'의 가치 실현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이 가능할 때, 우리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된다.
D&I는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
D&I는 그냥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에 도움이 된다. 다만 유의해야할 것은 도움이 된다고, 부서만 만들고 사업 하나를 더 만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구성원과 조직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등 문화 전체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미 국제적인 대기업들은 연말에 지속가능보고서와 함께 다양성 보고서(Diversity Report)를 내며 자신들이 얼마나 다양성과 포함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지 보고하고 홍보한다. 인종, 민족, 성별, 성별정체성, 성적지향, 장애, 나이 등 인적구성의 다양성을 자랑한다. 인적구성의 다양성은 모든 사원 그리고 임원을 나눠서 발표한다. 사원들뿐만 아니라 고위직에 다양성을 확보해야 그 영향력이 회사 전체에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D&I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을 확보한다. 회사의 규모에 따라 다양성 담당 부서 혹은 팀, 최소한 담당자를 둔다. 그리고 인사팀과 다양성 담당자들을 포함한 사내 구성원들에게 다양성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D&I가 기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획일적인 사람들끼리 모여서는 모든 사람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어렵다. 기업의 구성원이 선주민이자 비장애인이자 비성소수자인 성인 남성이 대부분이라면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어린이,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또한 기업 내 사회적 소수자의 관점으로 자신들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사회적 소수자를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제품, 서비스, 홍보물 등을 만들게 되고 이는 기업의 이미지와 신뢰도에 타격을 입히게 된다.
둘째, 수직적 위계질서 그리고 일방적 지시형 권위주의를 가진 기업은 살아남기 어렵다.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만큼, 위계적이지 않은 기업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 목적, 가치를 귀중하고 생각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주도성(autonomy)을 가진 사람들이 일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 D&I에 가치를 두고 있는 기업이 경청과 소통이 활발히 일어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다. 구성원들이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민주적이고 평등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태도와 자세를 갖추는 것이 D&I 역량이다.
셋째,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통용되는 조직에서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문화가 성평등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성통념이 해소되지 않는 기업에서는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성차별, 성폭력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기업 내 존재하는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모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 및 외모, 제형, 지역, 종교 등에 대한 낙인 역시 기업을 위협하는 요소(risk factor)로 작용한다.
넷째, 고객 충성도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물건과 서비스의 품질뿐만 아니라 가치를 구매하는 '세대'에게 소비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수단이 되었다. 따라서, 기업이 가진 다양성의 가치는 브랜딩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기업에는 D&I가 반드시 필요하고 D&I가 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의 이윤만으로 다양성의 효과를 설명하는 데는 매우 큰 한계가 있다. D&I는 이윤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위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본은 자본이 단 기간에 빠르게 많은 이윤을 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해 왔다. 노동자로도 소비자로도 크게 신경쓰지(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가치와 실천이 D&I다.
기업의 절대적인 목적을 여전히 이윤 극대화에 둔다면 기업은 이윤 추구를 위해서 계속 “성장”해야 한다.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장의 개념은 지속적인 물건 생산을 통해 잉여를 만들고 또 버려지는 등 계속해서 자연을 황폐화하는 방식의 성장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성장주의에서는 인간 역시 착취될 수밖에 없다. 이는 평등(equality)과 함께 D&I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인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서 멀어진다. 여태까지의 자본주의는 평등과 지속가능성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돈을 얼마나 벌었느냐'가 유일한 평가 지표였기 때문이다. ESG은 이제 더이상은 그래서는 안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자본주의가 양산한 기후위기로 인해 인류가 공멸할 위기에 처해있다. 인간 사회가 더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윤 추구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목표나 절대적인 가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 모든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것과 정반대다. D&I를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D&I는 탈성장(post-groth)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탈성장은 성장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의미를 바꾸는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피폐하게 만드는 성장주의에서 벗어나, 누구나 심리적 정서적 육체적 재정적 안정감을 가지고 이 사회의 공동체 구성원으로 평등하고 안전하게 포함되어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여야 하고 이는 교육, 제도, 문화의 변화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목표 안에서 함께 역할을 해야 하는 기업의 책무로써 D&I가 존재하는 것이다.
떠밀려 시작된 D&I, 도구가 아닌 기업철학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다양성훈련기관에서 3년간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다 귀국해 7년 전 다양성과 포함의 가치를 전하는 교육과 캠페인을 하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면서, 지난 10년간 미국과 한국에서 다양성이 논의되는 방식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한국 사회에서도 다양성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게 되었음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기업에서 다양성 가치의 이해와 실천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이 다양성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다양성훈련/다양성교육(DI, D&I, DEI training)을 한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다양성 담당자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들을 교육하고 또 기업에 교육을 제공한다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양적인 증가가 내용과 질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책무'로서의 D&I가 아닌, '다양성이 이윤 증가에 도움이 된다'며 기업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도 생길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들에게 유일한 목표는 이윤 추구였고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의 지속가능성을 근본적으로 고민해볼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마케팅 비용' 정도로 생각한 기업이 많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간사회가 지속 가능하게 하는 데서 기업 또한 생존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업의 역할을 요구해온 지난 오랜 역사 가운데 중요하게 제시되어 온 것이 바로 D&I다. 이제라도 D&I를 시작하게 된 한국 기업들은 D&I 경영을 할 준비가 되었는가?
D&I를 기업을 홍보하는 도구로 접근하는 모습은 D&I의 역사가 꽤 긴 미국에서도,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친환경적인 사업을 한다고 홍보(나무심기 등)하면서 여전히 과거에 하던 방식 그대로 환경을 파괴하는 그린워싱(Green Washing)을 한다든지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한다고 홍보하면서 무기산업과 전쟁을 옹호하는 핑크워싱(Pink Washing)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도 기업의 D&I가 시작되고 커져간다 하더라도 이런 불완전한(심지어 기만적이기까지 한) 형태의 D&I를 그대로 가져 온다거나 과거 CSR이나 CSV를 접근하던 방식(기업 홍보자료 들어갈 사진 한 장을 위한 “불우이웃” 돕기 방식)으로 적용하고자 하는 유혹이 클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D&I가 논의되고 실천되고 있는 방향이나 한국의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D&I의 방향에 우려스러운 점들이 많다. 잘 지켜봐야 한다. 다양성의 관점과 포함의 실천은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의 평등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쓰여야 한다.
근래 투자자 쪽에서 'ESG투자'로 제3의 투자판단기준을 제시하면서, 기업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압박으로 사회적 역할을 요구받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다양성과 포함의 가치와 실천이 그동안 인권과 사회정의 측면에서 논의돼 왔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ESG(Environmental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는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서 꼭 갖추어야 할 조건이 되었다.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투자회사들이 기업 경영의 기준을 ESG로 요구하고 있다. 환경(E) 요건에는 재생에너지 사용, 에너지 효율성, 온실가스 배출 제한, 기후위기 대처 등, 사회(S) 요건에는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노동환경과 조건, 다양성과 포함, 인권,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 지배구조(G) 요건에는 이사회의 다양성, 이사회 및 이해관리자들의 경영 참여, 주주들의 권리, 윤리경영 등이 포함된다. 기후위기로 인해 인간이 멸절할 수 있다는 예고와 함께 자본주의도 지금의 모습 그대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무리 이윤을 많이 남겨도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투자자들의 선언 때문에 기업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환경과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어쩔 수 없이 D&I를 시작하는 상황에 처한 기업들이 이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동안의 방식으로 마케팅이나 홍보부쯤 하나 더 만드는 것으로 여긴다면 그런 기업들은 '다양성과 포함으로 열어 갈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도, 그 세상에 적응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모든 생명의 공존을 위해 기업은 D&I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근본적인 이해와 실천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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