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판 리어카 신기했는데…내년부터 없어지는 이유는 [방방콕콕]

서대현 기자(sdh@mk.co.kr) 2022. 12. 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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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봉사센터 ‘두레바퀴’ 사업
취약계층에 대기업광고 리어카 대여
자원봉사단체 정체성 논란 일자
광고 중단하고 수리 등 봉사에 집중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맞춤형 폐지 수거 리어카를 대여하고 광고를 유치해 일정액의 활동비를 주는 울산 동구자원봉사센터의 두레바퀴 시업이 내년부터는 광고를 중단한다. <자료=울산 동구>
국내 유일 대기업 후원 광고판을 단 울산 동구 폐지 수거 리어카를 내년에는 볼 수 없게 된다.

울산 동구자원봉사센터는 폐지 수거 리어카 ‘두레바퀴’에 더 이상 광고를 유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광고 약정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광고판을 달지 않고 두레바퀴를 운영한다.

두레바퀴 사업은 생활 형편이 어려워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돕기 위해 동구자원봉사센터가 리어카를 무상 제공하고, 리어카 양옆에 광고판을 달아 광고 수익금으로 매달 일정액의 활동비를 노인들에게 주는 사업이다.

일회성이 아니라 공익광고를 통한 지속가능한 취약계층 지원 사업으로 관심을 끌었다.

동구자원봉사센터는 2020년 6월 이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숙련 기술인들이 활동하는 ‘현대중공업 기능장회’가 재능 기부 형태로 노인 맞춤형 리어카 20대를 제작했다. 브레이크가 달린 이 리어카는 지난해 디자인 특허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1월 현대중공업은 지역 기업 중 처음으로 ‘코로나 극복’ 공익광고를 1년간 광고하는 조건으로 500만원을 후원했다. 센터는 리어카 11대에 공익광고를 했다. 이 리어카를 끄는 노인들에게는 활동비 명목으로 매달 3만원을 지급했다.

사업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3만원은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폐지를 줍는 노인들에게는 폐지 300kg을 수거해야 손에 쥘 수 있는 돈이다. 이 사업이 입소문을 타면서 사업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이 순서를 기다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 사업이 호평만 받은 것은 아니다. 두레바퀴 사업 성격상 자원봉사 단체가 광고를 유치해 복지 사업에 나서는 것이 맞느냐는 정체성 논란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일부 사업 참여자들이 활동비를 받게 되면서 폐지를 줍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동구자원봉사센터는 두레바퀴를 광고 없이 운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광고가 없어지면서 활동비 지급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취지에 대한 호평이 많았고,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던 만큼 센터 결정이 아쉽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동구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활동비를 주지 않은 대신 방한용품을 지급하고, 타이어 펑크 수리와 부품 무상 교체 등 자원봉사 활동에 집중해 사업은 계속 추진한다”며 “광고 없이 운영해 본 뒤 사업 방향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방방콕콕’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생하는 따끈따끈한 이슈를 ‘콕콕’ 집어서 전하기 위해 매일경제 사회부가 마련한 코너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소식부터 지역 경제 뉴스, 주요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발로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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