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양비둘기, 터전 옮겨 번식 성공
양비둘기,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지정
전남 구례·고흥, 경기 연천에 160여 마리 서식
국립생태원·'화엄사 양비둘기 공존협의회' 협력
[앵커]
혹시 양비둘기라고 들어보셨는지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던 토종 비둘기인데, 지금은 멸종위기종이 됐습니다.
전남 구례서 고흥으로 이사한 양비둘기 부부가 번식에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최명신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고흥 해안가 갯바위입니다.
절벽 위 작은 굴에 귀한 생명이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보송보송한 솜털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깃털이 제법 성체다운 모습을 갖췄습니다.
지난 9월 전남 구례에서 고흥으로 옮겨 방사된 양비둘기 부부가 번식에 성공한 겁니다.
양비둘기는 언뜻 보기엔 집비둘기와 닮았지만 꼬리 부분에 넓고 흰 띠가 선명합니다.
제비처럼 빠르게 날렵하게 비행하는 것도 양비둘기만의 특징입니다.
1980년대까지 한반도 전역에 서식하는 텃새였지만, 집비둘기와의 경쟁과 잡종화 영향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2017년 멸종위기종에 지정됐습니다.
현재 전남 구례와 고흥, 경기 연천 지역에 160마리 정도만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립생태원과 화엄사 등 민관 단체 6곳이 힘을 합쳐 양비둘기 개체 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찰 근처에 사는 집비둘기의 90%를 솎아내고, 특히 개체 수 5마리로 지역적 절명 위기에 처한 고흥에 방사장을 만들어 건강한 성체를 이사시킨 다음 2세 증식에 성공했습니다.
[김재갑 / 국립공원관리공단 과장 : 내륙지방 사찰의 유일한 서식지인 화엄사와 천은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양비둘기 보호를 위해 사찰과 함께 노력할 계획입니다.]
국립생태원은 오는 2027년까지 양비둘기 보전계획을 지속적으로 벌여 최소 수백 마리 수준까지 복원시킨다는 계획입니다.
YTN 최명신입니다.
YTN 최명신 (mscho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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