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살려달라’ 산신령께 기도하며 매주 산 올랐죠”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2022. 12. 17. 14:00
“2017년 어느 날부터 매 주말 산을 탔어요. 어머니께서 갑자기 기력이 떨어지셨죠. 제가 할 수 있는 게 산에 올라 산신령님께 어머니 건강하시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밖에 없었어요.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어머니가 건강을 되찾으셨고, 저도 건강해졌죠.”
컨설팅&유통 업체 비즈니스플러스 안순기 대표(53)는 어머니 건강 기원을 위해 산에 오르기 시작해 2년간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섭렵했다. 지금까지 204개 산 정상에 올랐다. 지금도 매 주말엔 산으로 향한다. 평일에도 시간이 나면 동네 앞산이라도 오른다. 집에서 쉬고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서 자연스럽게 산으로 향한다.
“솔직히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고 혼자 산에 올라 산신령님께 기도했죠. 대한민국 100대 산신령님들께 우리 어머니 살려달라고 ‘맞짱’ 뜨는 심정으로 올랐어요. 그런데 제가 산에 오르는 심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것을 누나가 보고 어머니께 얘기했나 봐요. 그래서 어머니도 건강하려고 더 노력하신 것 같아요. 어느 날 집에서 쉬고 있으니 어머니께서 ‘산에 안 가냐?’ 하고 물으시더라고요.”
비바람 눈, 태풍이 와도 산으로 갔다. 어릴 때부터 부모 말 안 듣고 살았고, 젊어서 사업하다 크게 망하는 등 어머니 속을 너무 썩였다는 생각에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었다. 그는 “내 에너지가 어머니에게 조금이나마 전달된 것 같다. 올해 82세인데 건강하시다”며 웃었다. 안 대표에게 산은 어머니 품 같은 안식처다.
“경북 울진군 서면(금강송면) 불영계곡에서 나고 자라 어렸을 때부터 산에 둘러 싸여 살다보니 산이 좋았어요. 젊었을 때 사업 실패로 낙담했을 때 산에 올랐어요. 산에서 위안과 희망을 찾았습니다. 산에 가면 안 풀리던 문제도 해결되죠. 이제 주기적으로 산을 타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결국 이 습관도 어머니 때문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어머니를 위해 산행을 시작했는데 결국 저에게 더 큰 도움이 된 셈이죠. 제가 건강하니 어머니도 걱정을 덜고 안심하고 사시는 것 같습니다.”
안 대표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변함이 없어서란다.
“사람은 변하잖아요. 전 사업하다 배신도 많이 당했어요. 그런데 산은 변하지 않아요. 늘 그대로의 모습으로 절 반겨줘요. 29세 때 사업에 실패한 제가 크게 낙담했는데 몸도 아팠어요. 병원에 가도 병명도 안 나왔죠. 어머니께서 ‘이러다 우리 막내아들 죽겠네’라며 걱정하시는 것을 보고 산으로 갔어요. 1년 365일 산만 탔죠. 1년째 되는 날 지리산 천왕봉에서 그동안 쌓였던 응어리가 모두 사라졌어요. 산은 제게 ‘세상엔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너하고 맞는 사람과 안 맞는 사람이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사람은 절대 안 바뀝니다. 바뀌길 바란 제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죠. 그때부턴 제가 바뀌어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안 대표는 혼자 산에 간다. 산을 타며 사색을 하기 때문이다. 산악회 차를 얻어 타고 가더라도 맨 앞에 나서서 혼자 오른다. 그는 “한국의 문화는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함께 가면 말을 해야 한다. 그럼 나만의 생각을 못 한다”고 했다. 200개 넘는 산을 오르자 사람들이 ‘어느 산이 가장 힘드냐’고 묻는다. 그는 “오늘 오른 산이 가장 힘들다. 나머지는 다 기억 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준다. 낮고 높은 게 힘듦의 기준이 아니고 그날 산을 오르는 사람의 몸과 마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변함이 없어서란다.
“사람은 변하잖아요. 전 사업하다 배신도 많이 당했어요. 그런데 산은 변하지 않아요. 늘 그대로의 모습으로 절 반겨줘요. 29세 때 사업에 실패한 제가 크게 낙담했는데 몸도 아팠어요. 병원에 가도 병명도 안 나왔죠. 어머니께서 ‘이러다 우리 막내아들 죽겠네’라며 걱정하시는 것을 보고 산으로 갔어요. 1년 365일 산만 탔죠. 1년째 되는 날 지리산 천왕봉에서 그동안 쌓였던 응어리가 모두 사라졌어요. 산은 제게 ‘세상엔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너하고 맞는 사람과 안 맞는 사람이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사람은 절대 안 바뀝니다. 바뀌길 바란 제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죠. 그때부턴 제가 바뀌어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안 대표는 혼자 산에 간다. 산을 타며 사색을 하기 때문이다. 산악회 차를 얻어 타고 가더라도 맨 앞에 나서서 혼자 오른다. 그는 “한국의 문화는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함께 가면 말을 해야 한다. 그럼 나만의 생각을 못 한다”고 했다. 200개 넘는 산을 오르자 사람들이 ‘어느 산이 가장 힘드냐’고 묻는다. 그는 “오늘 오른 산이 가장 힘들다. 나머지는 다 기억 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준다. 낮고 높은 게 힘듦의 기준이 아니고 그날 산을 오르는 사람의 몸과 마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가 산과 대화를 한다면 믿겠어요? 제가 인사를 하면 산이 받아줘요. 언젠가 겨울에 산에 올랐는데 ‘얘들아 반갑다’고 했더니 산도 반가웠는지 제가 걸을 때마다 계속 나무에서 눈을 떨어뜨려 주는 거예요. 몇 백 m 갈 때까지 계속….”
안 대표는 요즘은 유명한 산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을 많이 탄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산은 경기 양평군의 추읍산. 그는 “진짜 혼자서 사색하고 싶을 때 가는 산이다. 높지도 않고 전망도 좋지 않지만 맑은 개천이 있다. 무엇보다 사람이 없어 조용히 생각하며 산행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산은 등수가 없는데 누군가가 100대 명산, 200대 명산, 300대 명산으로 등수를 만들어 왔어요. 상업화를 한 것이죠. 명산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시끄러워요. 산이 명성 때문에 고요함과 편안함을 잃는 측면이 있어 안타깝죠. 저도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산을 계속 오르고 있더라고요. 뭐 전 산과 대화하는 것으로 만족하려고 합니다.”
산행은 최소 5시간 걸린다. 오르막 내리막을 걷다 보면 몸 건강은 기본으로 따라온다. 운동생리학적으로 등산은 산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으로 건강은 물론이고 다이어트에도 좋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으로 엘리트 운동선수들이 심폐 지구력을 키울 때 하는 훈련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5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 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 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엘리트 선수들 심폐 지구력 강화를 위해 중요한 훈련이었다.
안 대표는 매주 5시간 이상 산을 타며 인터벌트레이닝을 했으니 건강은 자연히 따라온 것이다.
“사람들이 달리고, 축구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전 산을 타면서 느낍니다. 산에 오르면 그냥 좋습니다. 어려운 문제도 잘 정리되고… 산은 제 평생 친구입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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