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에 갈대밭에 불 지른 교사, 집행유예 불복해 상고

방화로 불붙은 세종 금강변 갈대밭. 사진=세종소방본부 제공

세종시 금강변 갈대밭에 여러 차례 불을 지른 혐의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30대 교사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산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33)는 지난 14일 변호인을 통해 대전고법 1-2형사부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9일까지 4차례에 걸쳐 금강변 갈대밭 등에 불을 붙여 203㎡의 갈대와 잡초를 태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세종지역 중학교 교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결과 A 씨는 사귀던 연인들로부터 잇따라 결별 통보를 받은 것을 비관해 방화를 저질른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집에서 종이·휴지 등이 들어있는 종량제 쓰레기봉투와 종이 상자 등을 들고 나와 라이터로 방화를 저질렀고 체포될 당시 집에서는 라이터 111개가 발견됐다.

재판부는 "방화 범죄는 무고한 다수 시민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어 엄정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 "피해가 경미한 점,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구속돼 5개월 넘는 기간 구금 생활을 하며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 씨와 검사는 각각 항소했으나 2심도 "원심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모두 기각했다.

한편, A 씨는 이 사건으로 교육청으로부터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련 규정에 따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연퇴직 처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