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서비스 조화 중요… 재료를 이기는 음식은 없어”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2022. 12. 17. 12:01
어물전청의 남성렬 셰프
한국조리고 진학 요리업계 발 담가
2014년 테이블 스타서 셰프 이름표
수산물 재료 주점 ‘어물전청’ 운영중
스타터 ‘아귀간 아이스크림’ 시그니처
봄동·얼갈이와 즐기는 멸치 막장 일품
“기본 메뉴 구성이 매장의 방향 보여줘”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자취 생활을 하게 되었고, 생활을 위해 중국집 배달, 피자집 아르바이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을 일찍부터 시작했다. 혼자 있다 보니 음식도 직접 만들어서 먹기도 했고, 배달, 홀, 주방에 이르기까지 요리와 관련된 다양한 직업군에 많이 노출됐다. 직업적으로 굳이 요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꾸준하게 요리를 하다 보니 진학을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요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조리고 진학 요리업계 발 담가
2014년 테이블 스타서 셰프 이름표
수산물 재료 주점 ‘어물전청’ 운영중
스타터 ‘아귀간 아이스크림’ 시그니처
봄동·얼갈이와 즐기는 멸치 막장 일품
“기본 메뉴 구성이 매장의 방향 보여줘”
어물전청의 남성렬 셰프를 만났다. 그는 올해로 요리를 시작한 지 20년 차가 되는데, 처음 요리를 시작한 이유는 고등학교 진학 당시 담임 선생님 추천 때문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요리를 하고 싶다고 대답 했더니 조리고등학교를 추천해 바로 한국조리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남 셰프는 어린 시절 야구 선수로의 꿈을 키웠지만 당시 집안 여건상 부모님의 지원이 힘들어서 집을 나와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자취 생활을 하게 되었고, 생활을 위해 중국집 배달, 피자집 아르바이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을 일찍부터 시작했다. 혼자 있다 보니 음식도 직접 만들어서 먹기도 했고, 배달, 홀, 주방에 이르기까지 요리와 관련된 다양한 직업군에 많이 노출됐다. 직업적으로 굳이 요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꾸준하게 요리를 하다 보니 진학을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요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리고등학교를 진학한 것은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결론적으로 너무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 요리가 남 셰프 스스로의 적성에도 맞는 것 같고 요리가 아니었으면 무엇을 했을지 아예 생각도 나지 않는 것으로 봐서 딱 맞는 직업을 이미 어린 나이에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혜전대학교와 리츠칼튼 호텔을 거쳐서 강남권의 개인 레스토랑에서 근무해왔다. 처음으로 셰프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것은 2014년 가로수길의 테이블 스타였다. 곽현주 디자이너와 함께 파스타 판매를 하면서 대외적인 활동도 시작했다. 이때부터 남 셰프의 음식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처음 남 셰프가 오너 셰프로 운영한 레스토랑은 신사동에 위치한 ‘가티(GATI)’였다. 오픈 후 매장 운영이 잘 이루어지다 보니 한식 주점인 ‘뎐’을 열었고 현재는 어물전청을 운영하고 있다. 도산전 오픈을 시작으로 2호점, 3호점까지 운영 중이다.
남 셰프는 재료를 이기는 음식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식재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주방에서의 일은 혼자서 다해낼 수 있는 직업군이 아니다 보니 팀원끼리의 조화와 협력이 매우 중요한 직업이라 여긴다. 셰프 한 사람만 아무리 잘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좋은 서비스를 해낼 수 없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고 이를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도 항상 얘기한다. 이러다 보니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합이 음식에도 반영되고 있다.
남 셰프는 본인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음식은 한식이라 생각한다. 현재 남 셰프가 운영하는 어물전청도 이러한 생각을 반영한다. 어물전청은 조선시대 수산물을 다루는 상점인 어물전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팔도에서 나오는 수산물 위주의 식재료로 좀 더 독특하고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동시에 한식 기법을 통해서 조금 더 가성비 좋게 만든 주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물전청의 청은 맑을 청(淸)과 푸를 청(靑)을 모두 의미하는데 이는 조금 더 신선한 수산물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스타터로 나오는 아귀간 아이스크림. 일식에서 많이 사용하는 아귀간을 참기름으로 유화해 조금 더 부드러운 한국의 향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새끼손가락 정도의 작은 사이즈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모양이다. 입안에 들어가면 짭조름해서 입맛을 돋우어 주는 역할을 한다. 1인당 하나씩 제공 되는데, 제주도 현무암과 절구 모양을 모티브로 삼았다. 절구 안에 좁쌀이 깔리고 그 위에 아이스크림이 꽂혀서 제공된다. 처음 시작을 알리는 음식이다 보니 시각적으로, 미각적으로 재미를 주어서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멸치 막장도 대표 메뉴. 강원도에서 나오는 막장을 제공한다. 멸치를 굉장히 오랜 시간 볶으면서 막장하고 같이 우려내는 방법으로 만들었다. 멸치 막장에 곁들이는 식재료는 각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봄동, 얼갈이, 무와 같이 다양한 식재료를 쓴다.
해산물을 사용하는 이 두 가지 스타터가 어물전청을 알리는 기본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두 가지 메뉴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는데 모두 돈을 받고 판매하는 메뉴가 아니라 기본으로 제공하는 메뉴다. 기본 메뉴는 가장 매력적이어야 하고, 그 매장의 방향과 스타일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메뉴 구성 때부터 많은 고민을 해왔다. 남 셰프는 이 두 가지 메뉴가 어물전청에 들어 왔을 때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는 메뉴라고 생각한다.
요리를 만드는 직업은 앞으로 미래 가치가 매우 높은 직업이다. 한국에서 스스로 노력하는 만큼 화답이 돌아오는 직업이 많지 않은데 그중 하나가 셰프라고 할 수 있다. 남 셰프는 지금의 자신이 혼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자신만을 위한 요리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함께 노력한 스태프나 식구들 모두 함께 성장하고 수익을 만들어갈 수 있는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가장 큰 목표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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