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W 김진우 대표 “한 번의 기회 살린 게 마마무…팬 원하는 것 해야”
연예 기획사 RBW의 김진우 대표와 최근 만났다. RBW는 2014년 데뷔해 큰 성공을 거둔 걸그룹 마마무를 비롯해 그룹 원어스, 걸그룹 퍼플키스 등이 있는 중견 기획사다. 지난해 오마이걸 등이 속한 W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고 올해는 카라, 카드 등이 있는 DSP까지 사들였다.
작은 기획사에서 시작해 코스닥 상장까지 이른 김 대표는 최근 ‘엔터테인먼트사의 25가지 업무 비밀’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에서 하는 일들을 실무자의 시각에서 현실적으로 써내려간 게 인상적이다. 책을 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연예 기획사에 지원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환상을 갖고 있어요. 호기심도 많고. 그런데 똑같은 회사예요. 상품만 콘텐츠 IP일 뿐 똑같은 회사고 현실이에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대한 환상을 깨주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좋은 스타가 탄생하려면 좋은 스탭들이 필요합니다. 좋은 스탭들을 위한 참고서를 쓰고 싶었습니다.”
-RBW는 스탭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
“스탭 교육 프로그램은 2016년부터 했어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육 콘텐츠 IP를 서비스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키워낸 스탭들이 여러 기획사들에서 일하고 있죠.”
-아무래도 RBW 하면 마마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마마무의 탄생 비하인드를 들려달라.
“마마무를 제작할 땐 정말 회사가 어려울 때였어요. 기회가 한 번밖에 안 남았을 때죠. 이상하게 그런 상황에 닥치니 이상한 짓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도 안 하는 기발한 짓을 하자고 생각했어요. 정말 독특하고 개성있는 친구들을 모아보자고 생각했고 마마무를 만들었어요. 잘 됐죠. 운도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K-팝계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중요한 게 뭘까.
“그건 계속 바뀌어요. 한 때는 외모가 중요했고 이후엔 실력이 중요했죠. 지금은 ‘팬’인 것 같아요. 팬들이 원하는 걸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옛날에는 매니저가 프로듀서였다면 요즘은 팬이 프로듀서예요. 한 명의 천재가 스타를 키워내는 세상이 아니에요. 마마무도 팬들이 원하는 것들을 최대한 보여주려 하죠.”
-요즘 연습생들도 이전의 연습생들과 많이 다를 것 같다.
“10년 전 연습생 뽑을 때하고 지금은 완전 달라요. 사실 우리나라가 독특했던 거죠. 우리도 문화가 점점 바뀌고 있어요. 최근에는 너무 빡빡한 스케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엔터 업계에 대한 이해에 관한 수업이 따로 들어갑니다. 그거와 함께 인성 교육도 들어가고요. 엔터 업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연습생들이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RBW가 WM엔터, DSP를 인수하면서 체급을 키웠다. 어떻게 이렇게 키워낸 건가.
“WM엔터나 DSP 모두 제가 할 일이 있겠더라고요. 엔터 회사가 잘 되려면 10가지가 필요한데 WM과 DSP 모두 5~6개가 있더군요. 제가 남은 4~5개를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업계에서 계속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체력입니다.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려면 먼저 체력이 있어야 합니다. 아티스트가 힘들더라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어야죠. 안정적인 사업이 잘 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재무, 회계 등 경영적인 부분이 중요합니다. 많은 엔터 회사들이 신인 제작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경영적인 부분도 크게 신경써야 합니다. 예쁜 집을 지을 줄 알면 뭐하나요, 모래 위에 짓는데. 전 지난 12년 동안 회사의 재정을 탄탄히 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튼튼한 땅 위에 집을 짓는 게 중요합니다.”
-앞으로 한국의 엔터업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K-팝이 글로벌화 되면서 시장이 넓어졌잖아요. 그건 좋은데 대신 요구되는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비용도 늘었습니다. 뮤직비디오 제작 비용이 10배 이상으로 늘었어요, 불과 2년 사이에. 시장은 넓어졌지만 부익부 빈익빈은 심해졌습니다. 제가 다른 기획사들과 힘을 합치는 이유도 그런 상황에서 체급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최근에는 엔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많이 하고 있어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노하우는 부족한 스타트업을 잘 도와주는 작업이요. K-팝 엔터업계를 건강하게 잘 유지하려면 필요한 지원이라고 봅니다.”
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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