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옆 경찰서’ 김래원은 왜 허지원의 타깃이 됐을까?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2. 12. 17. 10: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김재동 객원기자] 피해자는 범인을 고를 수 없지만 범인은 피해자를 고를 수 있다.

7년 전 파출소 순경 진호개(김래원 분)를 나락으로 떠밀었던 김현서 납치·실종사건의 범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태원병원 응급실 수간호사 곽경준(허지원 분)이었다.

16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에선 진호개에게 가장 깊은 상처로 남은 미제사건의 피해자 김현서가 7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응급실밖에서 피투성이인 채로 발견된 신원불상의 환자, 엄지발가락이 절단된 상태의 그 피해자가 바로 현서였다.

같은 시간 데이트 폭행 피해자와 피의자를 구급요원 봉도진(손호준 분) 송설(공승연 분) 등과 함께 병원으로 후송한 진호개 역시 태원병원에 있었다. 그리고 그를 지나치던 사복차림의 곽경준은 “저희 혹시 다른 데서 만난 적 있지 않아요?”라 말을 걸어왔고 기억 못하는 진호개를 남겨두고 자리를 떠났었다.

의료팀이 마침 김현서를 CT실로 보낼 때 봉도진을 따라 김현서에게로 향하던 진호개는 지나치는 베드에서 엄지발가락이 없는 환자를 발견하고 뒤를 쫓지만 환자와 이송요원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남은 단서는 송설의 액션캠 속 김현서의 팔에 남은 문신. 봉도진과 봉안나(지우 분)는 문신이 김현서가 바라본 바깥 풍경임을 추론하고 그림 속 비행기 항로에 포커스를 맞춰 지도와 3D데이터베이스를 동원해 동네와 동남쪽으로 창문이 뚫린 반지하를 특정한다.

그 동네는 바로 7년 전 진호개와 김현서가 살던 동네. 당시 김현서의 발가락은 진호개의 집에서 발견됐었고 그 때문에 한동안 진호개는 김현서 납치살해범의 의혹을 받았었다. 옛집을 지나치던 진호개는 맞은편 골목집에 주차된 차를 밀어버리고 반지하 창문을 발견한다. 그곳이 바로 현서가 납치돼 7년을 버텼던 장소였다.

그리고 그곳에 전시된 사진 속에는 김현서와 곽경준이 나란히 지하방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범인 곽경준은 진호개의 코 앞에 현서를 납치해 두고 그를 희롱하고 있었던 것이다.

진호개는 확실히 곽경준을 모른다. 태원병원이야 숱하게 오고갔지만 간호사복의차림이 아닌 사복 차림의 곽경준은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곽경준은 진호개를 특정했다.

어쩌면 현서의 납치조차 진호개를 겨냥한 설계일 수도 있다. 현서는 진호개를 따랐고 현서에게 스토킹 위협을 가하면 그녀가 진호개를 찾을 줄 알았을 것이다. 진호개가 현서의 고발을 진지하게 처리했다면 곽경준의 액션도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보다 일찍 진호개와의 스토리를 매조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진호개는 꼬맹이 현서의 말을 귓등으로 들었고 곽경준은 현서를 납치하고 그 엄지 발가락을 진호개 집에 심어놓으며 오랜 시간 진호개에게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일개 순경였던 진호개는 애초에 왜 곽경준의 타깃이 됐을까?

구치소 면회실에서 진호개가 물었다. “방필구 사건 밥상 차린 거 누구냐? 머리 쓴 건 니가 아니잖아?”

마태화(이도엽 분)가 답했다. “내 짓이야. 나 창의적인 사람인거 몰랐어?” 진호개가 받았다. “돈은 니가 냈겠지. 근데 머리 쓴 건 니가 아니잖아. 그 놈 누구야? ” 마태호가 답했다. “니가 아무리 짖어봐도 넌 그 놈 앞에서는 그냥 똥개야.”

당시 마태호는 회상했다. 스테이크를 썰어먹다 다이아반지를 발견했던 순간을 그리고 독백했다. “그 새끼도 내 밥상에 고기 올려줬어. 세상에서 제일 비싼 고기. 입막음만 좀 해달랬더니 영원히 말 못하게 씹어 삼켜버렸어. 그래도 내가 아끼던 애였는데...”

곽경준이 마태호가 언급한, 마태호를 진저리치게한 청부업자라는 혐의가 짙다. 왜? 모든 회별 에피소드 속의 악역들이 거론 안된 드라마 등장인물 소개란에 버젓이 한 컷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곽경준. 응급실 수간호사. “백의의 천사? 아니, 백의의 전사!” 또한 진상 환자 제압과 동시에 처치 가능한 특수기술 보유자란 설명도 따른다.

어쨌거나 악당은 밝혀졌다. 남은 건 ‘왜 진호개가 곽경준의 타깃이 됐는가’ 이다. 다시 말하지만 피해자는 범인을 고를 수 없지만 범인은 피해자를 고를 수 있다.

/zaitung@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