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안정·부양 위해 민간분야 전면에…"빅테크 지원 신호"

윤고은 2022. 12. 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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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 단속·규제 기조서 선회…중앙경제공작회의서 정책 변화 시사
중국 알리바바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은 올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의 안정과 부양을 위해 민간 분야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지원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분석했다.

이는 지난 2년여 빅테크를 중심으로 민간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규제를 펼쳐왔던 기조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지도부가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국가주석 이하 중국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지난 15∼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사실상의 '위드 코로나' 원년이 될 내년 경제 반등을 꾀하기 위한 정책수단을 총망라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가 보도한 해당 회의 발표문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국영 기업과 민간 기업에 대한 동등한 대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민간 경제의 지원과 민간 기업의 재산권·이익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모든 계층의 간부들은 민간 기업이 처한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정책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없애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다짐했다.

SCMP는 "중국 지도부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빅테크에 경제 성장 주도, 일자리 창출, 국제 경쟁 참여에서 전적인 역할을 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는 2년간의 집중적인 조사가 거의 끝났음을 알리는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 경제 정책의 근간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는 올해 회의 발표문에서는 규제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고 전반적인 어조는 정보기술(IT) 산업의 확장과 경제에서의 핵심 역할을 지지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공동부유'를 강조하는 가운데 2020년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후 빅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민간 분야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2020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막겠다고 공약했고 알리바바, 메이퇀 등에는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됐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 속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전반적인 경제가 둔화하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청년 실업률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디지털 경제를 힘껏 발전시키고 상시적 감독 수준을 향상키며 플랫폼 기업이 발전을 주도하고 고용을 창출하고 국제 경쟁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작년 회의에서 거론됐던 '반(反)독점 및 반 부당경쟁'도 올해 회의 보도문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중화권 수석이코노미스트 딩솽은 SCMP에 "올해 회의의 메시지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으며 민간 분야와 플랫폼 경제의 기대를 다시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최종적 효과는 구체적인 정책과 행동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플랫폼 기업과 다른 분야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MP 역시 "해당 회의에서 정부가 경제를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핀포인트자산의 장즈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예를 들어 소비 촉진이 핵심인데 이러한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특정한 정책이 시작될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아마 내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까지 향후 몇달간 더 많은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의 발표문에는 내년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는 담겨있지 않았다. 통상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이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설정하지만, 발표는 이듬해 3월 전인대에서 이뤄진다.

중국은 올해 GDP 성장률 목표를 5.5%로 설정했으나 상반기 상하이의 두달간 봉쇄 등으로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스탠다드차타드와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5.8%와 5.3%로 제시했다.

SCMP는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따라 향후 1∼2개 분기에서 중국 경제는 등락을 보이겠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강력한 반등을 보일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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