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11' QM "출연하길 잘했다"..던말릭, 이영지에 '역전승'[종합]
지난 16일 방송된 엠넷 '쇼미더머니 11' 8회에서는 세미 파이널 관문을 향한 본선 경연이 펼쳐졌다. 지난 팀 디스 배틀 결과에 따라 승팀은 승팀끼리, 패팀은 패팀끼리 본선 대진이 완성됐다. 알젓(저스디스·알티) vs 슬레이(박재범·슬롬), 그릴즈(릴보이·그루비룸) vs 콰이올린(더콰이엇·릴러말즈)은 세미 파이널 진출 여부가 달린 승부 속 역대급 고퀄리티의 음원과 공연을 완성했다.
지난주 노윤하(팀 그릴즈)와 QM(팀 콰이올린)의 대결에 이어 무대 위에 오른 주인공은 블라세(팀 그릴즈) vs NSW yoon(팀 콰이올린)이었다. '쇼미더머니' 도전 5년 만에 첫 본선 티켓을 따낸 블라세는 "제 이름 걸고 하는 본선까지 온 만큼 이번 연도는 우승해보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블라세는 그루비룸의 희망적 분위기의 비트 'Holiday'로 무대 위에 섰다. 실전파 블라세의 안정적인 무대에 릴보이와 기리보이가 피처링으로 나서자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으로 화답했다. 블라세의 관록에 맞서 도전장을 내민 19세 래퍼 NSW yoon은 젊은 패기로 화끈한 무대를 선보였다.
'Therapy'라는 곡으로 삶의 이야기를 진중하게 들려준 NSW yoon의 무대 뒤에는 '비트 체인지'라는 특별한 반전이 있었다. 힙합신에서 가장 핫한 호미들을 피처링으로 직접 섭외한 NSW yoon은 중독성 강한 훅의 '으리으리'라는 신곡으로 꽉 찬 무대를 선보였다. 호미들 친, CK, 루이는 각자 다른 톤의 매력으로 NSW yoon의 랩에 제대로 힘을 실어줬다.
팽팽한 접전이었음에도 승부의 추는 블라세 쪽으로 기울었다. 블라세가 NSW yoon보다 근소한 차이로 더 많은 공연비를 획득함으로써 그릴즈 팀은 팀 콰이올린을 잡고 전원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콰이올린 팀의 탈락자는 QM이었다.
그동안 시적인 가사로 울림을 안겨줬던 QM은 "'쇼미'에 나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 나오게 됐다. 후회한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나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진 무대는 슬레이와 알젓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었다. 슬레이 팀에서는 신세인과 토이고가, 알젓 팀에서는 로스와 칸이 프로듀서 마이크 선택을 두고 경합을 벌여야 했던 것. 슬레이 팀은 유명세의 상징이자 SNS 인증 배지를 뜻하는 'BLUE CHECK'(블루 체크)라는 신곡을 선보였고, 이에 신세인과 토이고는 각각 소코도모와 팔로알토에게 연락해 '블루 체크'와 관련된 조언을 들었다.
장단점이 확실한 두 래퍼를 두고 박재범, 슬롬은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엇갈린 희비 속 마이크를 잡게 된 토이고는 박재범, 제시의 지원사격을 받아 주특기인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펼쳐냈다. 이영지는 만감이 교차한 듯 눈시울을 붉혀 끈끈한 전우애를 엿보게 했다. 신세인은 "저라는 사람이 어떤 음악과 랩을 하는 사람인지 각인 된 것 같아서 좋았다. '쇼미'는 재미있었던 여행 중 하나"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칸과 로스는 웨스트 바이브를 가진 '나침반'이라는 신곡 비트를 받았고, 프로듀서들의 선택을 받은 칸이 무대 위에 올랐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문제로 무대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슈퍼비가 피처링으로 등장할 때 기계적 오류가 나타난 것. 그때 "다시 하자"고 먼저 제안한 상대팀 프로듀서 박재범의 유연한 대처가 눈길을 끌었다. 긴급 회의에 들어간 프로듀서들은 "테크니컬한 문제로 (피처링이) 무대를 못했다는 것은 충분히 다시 할 만하다"라고 의견을 모았고, 칸과 수퍼비, 언에듀케이티드 키드의 공연이 극적으로 다시 성사됐다.
수퍼비, 언에듀케이티드 키드의 강력한 피처링에 칸의 깔끔한 랩 스타일이 돋보였던 공연. 아쉽게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한 로스는 "아들 생각이 많이 난다. 안 해본 것들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토이고와 칸의 승부는 양팀 합의 하에 따로 결과에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 기계적 문제로 칸의 공연이 다시 진행된 것이지만 자칫 애매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잠비노(팀 슬레이)와 허성현(팀 알젓)이 대결 상대로 만났다.
감성래퍼 잠비노는 'BINGO'(빙고)라는 곡을 통해 미술 전공을 꿈꿨지만 적록색약으로 시련을 맞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잠비노가 직접 그린 그림이 활용된 '빙고' 무대에는 대세 미노이와 죠지가 등장해 따뜻한 감성의 공연을 선보였다. 이에 반해 허성현은 강렬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허성현은 롤모델인 다이나믹 듀오 최자와 개코를 찾아 직접 피처링을 부탁했고, 이들은 '펄펄' 끓는 에너지를 무대로 녹여냈다. 치열한 승부 속 더 많은 공연비를 획득한 주인공은 허성현이었다.
'쇼미더머니 11' 우승후보로 주목 받아온 이영지(팀 슬레이)와 던말릭(팀 알젓)의 대결도 드디어 성사됐다. 본선 무대를 앞두고 프로듀서 슬롬과 마주한 이영지는 "21년 인생 중에서 자기 확신이 0에 수렴하는 때가 처음이다. '쇼미'를 하면서 '내가 이 사람들 자리를 뺏고 있나?'라는 마음도 들었다"고 눈물을 쏟았다. "곡해되지 않는 진심을 들려주고 싶다"고 했던 이영지이지만 마음과 같지 않은 상황들에 울컥 터져나온 감정이었다.
슬롬은 "확실히 본인을 대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고 걱정했다. 이영지의 도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본선을 며칠 앞두고 성대결절 판정까지 받은 것. 이영지는 리허설 직전 병원까지 다녀오는 투혼을 불살랐고 덕분에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 PH-1(피에이치원)이 이영지 무대 피처링으로 지원사격에 나서 슬롬의 신곡 'NOT SORRY'를 훈훈하게 빛내줬다.
던말릭은 알티의 비트 '눈'(EYE)으로 또 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던말릭과 저스디스는 과거 함께 썼던 작업실을 둘러보며 잠시 추억에 잠겼고, 던말릭은 "사람은 한 번쯤 바닥을 칠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이 음악을 통해 제 마음 속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털어놨다.
모두의 관심을 모았던 이영지와 던말릭의 승부는 근소한 차이로 던말릭에게 승리가 돌아갔다. 1차 투표에서는 이영지가 앞섰지만, 2차 투표에서 던말릭이 35만 원 차이로 역전에 성공한 것. 최종 승리는 저스디스, 알티 팀이 차지했고, 이에 슬레이 팀은 토이고를 탈락자로 호명했다. 토이고는 "1년 전에 친구 365LIT 본선 무대에서 백댄서로 섰었는데 제 무대를 보여줄 수 있어서 뜻깊었다. '쇼미'를 찍는 동안 꿈을 꾸는 것 같았다"면서 눈물을 쏟아내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한편 '쇼미더머니 11' 세미 파이널은 23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또한 본선에서 공개된 음원 8곡은 17일 정오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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