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성공은 상상하는 힘에서 온다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 부자가 꿈이지만 돈 공부는 처음입니다
윤석천 지음 | 갈매나무 |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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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2020년 이후 세계를 뒤흔든 또 다른 이슈는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이다. 연준이 6%까지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기업과 가계가 몇 배나 이자를 더 부담하고, 기어이 투자자들이 예·적금으로 돌아섰다는 뉴스는 이제 더는 놀랍지 않다.
물가상승률에 비해 임금상승률은 턱없이 낮고, 열심히 저축해도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현대사회. 투자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다. 그렇다면 ‘탈(脫)투자’가 답일까? <부자가 꿈이지만 돈 공부는 처음입니다>는 경제를 꾸준히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에 힘써온 저자가 투자시장까지 눈을 넓혀 그간의 투자 흐름과 한국 경제와 세계 경제의 상관관계, 손실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기준 등을 탐구하고 고민해 내린 답을 담았다.
버틸까 손절할까
쉬지 않고 변하는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투자는 기준이 없는 투자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스마트머니’는 폭락한 자산을 거둬들인 뒤 경기가 회복되자 천문학적 수익을 남겼다. 이때 손해 본 사람이라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자산시장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을 테다. 하지만 저자가 지적하듯이, 경제 호황기에도 초보 투자자는 기존 투자자보다 실패율이 20%포인트나 높았다. 가격이 오른다고 무작정 진입하는 것도 답이 아니라는 소리다.
투자 열기가 예전 같지 않은 지금이야말로 기본을 다질 최적의 시기다. 투자란 응당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행위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자산’을 주목하고 알아볼 줄 알아야 하겠다.
투자자가 의외로 집중해서 보지 않는 투자 요소로 무엇이 있을까. 기준금리야 레버리지투자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사항일 테니 논외겠지만, 기준금리와 정부 정책이 맞물리면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금리가 돈의 유동성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금리 변동으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때 시장은 어떻게 반응하는지까지 고민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부동산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부동산 투자를 고려할 땐 정부의 수요·공급 정책과 함께 금리를 조절해 돈의 흐름을 바꾸는 과정이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 부동산시장을 진정시키려고 주택 공급을 늘렸는데, 금리는 그대로라 사람들이 쉽게 대출받고 투자를 감행한다면 결국 정책은 실패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금리를 낮춰 돈줄을 활짝 열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시장 참여자의 심리다. 시장에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투자자의 손실 회피 심리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사람들은 보유 자산의 가격이 내려가도 이를 회피하며 자산을 팔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은 장시간 안정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이때 시장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손절매할 시점을 정해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다.
자산을 보는 안목
객관적 투자 기준을 잡고 투자의 기회와 위협을 정확히 알았다면 이젠 실전에 돌입할 때다. 투자에서는 시장성 있는 자산을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는 무엇보다 미래 시장을 상상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내가 투자하려는 자산이 어떻게 성장할지, 시장에서 지배력은 어느 정도인지, 해당 분야의 진입장벽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그려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느 정도까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손실까지는 매도하지 않고 기다릴지를 정하고 투자를 시작하면 더 큰 시장을, 더 많은 가능성의 경로를 열고 바라볼 여유를 갖게 된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어느 정도 벌어야 그것을 얻었다고 할 수 있는지, 경제적 자유란 애초에 뭘 말하는지도 명확히 모른 채 부를 좇는 사람이 많다. 투자에 이제 막 진입한 초보자, 그간 꾸준히 해왔지만 제대로 공부한 적 없이 낭패를 봤던 기존 투자자는 이 책에 눈길을 줄 만하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에게 꿈을 구체화하는 지침서가, 투자에 관심 갖는 이에게는 첫 공부를 하는 참고서가 돼주리라 믿는다.
지혜빈 갈매나무 기획편집자 hyebinjj06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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