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물의 길’, 서로 다른 존재에 대한 환대[MD칼럼]

2022. 12. 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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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동의 씨네톡]

네이티리(조 샐다나)에게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판도라 행성에 남은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는 토루크 막토로서 나비족의 한 종류인 오마티카야족을 이끌고 있다. 사랑의 결실로 다섯 자녀를 거두며 안락한 가정을 꾸렸지만 안전한 삶을 위해 바다로의 이주를 감행한다. 그곳에서 외모뿐만 아니라 문화, 언어, 삶의 방식이 전혀 다른 물의 부족 멧케이나족을 만나게 되고 또다시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그러던 중, 지난 전쟁에서 패한 후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더 강력하게 돌아온 다국적기업 RDA와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을 맞닥뜨리고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돌입한다.

2009년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 ‘아바타’ 이후 13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물의 길'에서 더욱 진화된 3D 기술을 통해 판도라의 바다로 관객을 안내한다. 어디에서 본 적이 없는 신선하고 다양한 해양생물을 손에 잡힐 듯 리얼하게 그려내는가 하면, 모든 장면에 감탄이 나오는 경이로운 영상으로 극강의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1편이 밀림에서 벌어지는 대규모의 전투신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2편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인간과의 대결로 몰입감을 높인다. 바다 위로 솟구쳐 올라 다시 낙하하는 수직적 이미지의 다이내믹한 액션은 시종 경탄을 자아내고, 최후의 1인이 남아야하는 설리와 쿼리치의 대결 역시 팽팽한 긴장을 이끌어낸다.

‘아바타’ 1편과 2편에 담긴 테마는 ‘생태주의’일 것이다. 1편에서 인간이 밀림을 파괴했다면, 2편에선 바다생명체를 유린한다. 제국주의의 침탈과 베트남 전쟁의 잔향이 깊이 묻어났던 1편과 달리, 속편은 현재도 전 세계에서 진행중인 인간의 야만적인 포획 활동에 경종을 울린다. ‘자본’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착취했던 근대 인류의 침략적 속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카메론 감독은 이번에는 바다생명체를 통해 인간의 이기적 행태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의 이름이 판도라인데서 알 수 있듯, 그는 모든 생명의 젖줄인 바다를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인류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생태주의의 밑바탕에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환대’가 놓여있다. 1편에서 나비족은 인간이었던 설리를 자신의 부족으로 받아들인다. 설리의 가족 구성도 환대의 원리가 숨어있다. 세 명은 친자식이지만, 키리(시고니 위버)는 입양했다. 인간 스파이더 역시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멧케이나족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과 다른 생김새와 행동을 보이는 오마티카야족을 환대한다. 설리의 둘째 아들은 무리에서 따돌림을 받는 고래 모양의 툴쿤을 친구로 대한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나와 다른 ‘타자’를 공격하고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교류하고 환대해야 생태주의가 지속될 수 있다. 그것이 '물의 길'이다.

‘아바타5’는 나비족이 지구에 도착하는 이야기를 담는다고 알려졌다. 그렇다면 인류는 전혀 본 적이 없는 나비족을 어떻게 환대할 것인가. 카메론 감독이 던지는 질문이다.

[사진 = 디즈니]-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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